한미약품 본사 전경./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암세포를 일으키는 단백질 자체를 분해해 없애는 새로운 개념의 신약 후보 물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AACR·NCI·EORTC 공동 학회에서 '표적단백질분해(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 기술을 적용한 'EP300 분해제'를 선보였다.

TPD는 기존 항암제가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과 달리, 암세포 속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아예 분해해 제거하는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이다. 약효가 더 오래가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글로벌 제약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EP300 분해제는 한미약품이 처음으로 외부에 선보이는 TPD 후보 물질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면서도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EP300 단백질은 유전자의 발현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돌연변이가 생기면 소세포폐암(SCLC)이나 혈액암 등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13%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7%에 불과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EP300 분해제는 기존 약물이 가지던 한계를 극복했다. EP300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CBP 단백질을 구분하지 못해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었지만, 새 분해제는 EP300만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내년 1분기 이 물질의 비임상 독성 시험(GLP 톡스 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이날 개선된 '범 TEAD 단백질 저해제' 후보 물질도 공개했다. 이 물질은 4종의 TEAD 단백질을 동시에 차단해 암세포의 성장 경로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미약품은 이 물질도 내년 1분기 독성 시험을 거쳐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 초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