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며 차고 건조한 날씨로 알레르기,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이 심해진다. 국내 제약사들이 피부질환 치료 기술을 개발하며 부작용이 적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피부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65조원에서 2029년 10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한양행(000100)은 최근 개발 중인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았다. 레시게르셉트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E(lg E)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국내 바이오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기술을 도입했다. 일본을 제외한 판권을 갖고 있다.
레시게르셉트는 임상 1상 시험에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입증했다. 회사는 임상 2상 시험에서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국가에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적 장점을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개방형 혁신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한 사례"라고 했다.
아토피 치료제도 주목받고 있다. 아토피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환경 오염으로 아이 뿐만 아니라 성인 환자도 늘고 있다. HK이노엔(195940)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IN-115314를 개발하고 있다. 아토피는 세포 신호에 있는 단백질인 야누스 키나제(JAK)-1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가려움과 염증을 유발한다. 이 치료제는 야누스 키나제-1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람과 동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연고와 경구제(먹는 약)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지난달 유럽피부과학회에서 IN-115314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 아토피 환자에게 치료제를 바르고 4주가 지나자 습진 중등도를 평가하는 점수가 최대 77.8% 줄었다. 보통 연고를 바르면 일부 성분이 혈류를 타고 다니며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치료제는 전신에 노출되는 수준이 경쟁 약물의 20분의 1 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그만큼 부작용 우려가 낮다"면서 "적절한 치료제 용량을 찾기 위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샤페론(378800)은 아토피 치료제 누겔을 개발 중이다. 샤페론은 창업자인 서울대 의대 성승용 교수가 지난 2004년 '네이처 리뷰 이뮤놀로지'에 제시한 이론을 기반으로 누겔을 개발했다. 신체 내부의 손상된 조직에선 공통적으로 분자 쓰레기가 발생한다. 분자 쓰레기는 체액에 과도하게 응집돼 염증을 일으킨다. 누겔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치료제다. 미국과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두드러기 치료제로 유럽을 공략하는 기업도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지난달 노르웨이에 옴리클로를 출시했다. 옴리클로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와 천식을 치료하는 졸레어의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졸레어는 지난해 매출 약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제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고품질 의약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