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개막한 '제1회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제 콘퍼런스'에서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KIST

'제1회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제 콘퍼런스'가 22일 오후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막을 올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강릉시, 조선비즈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천연물 바이오 산업의 최신 연구 동향과 기술 발전 방향을 공유한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학계·산업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해, 한국 천연물 산업의 재도약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김홍규 강릉 시장은 축사에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이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 관련 분야 국내외 연구기관, 기업, 학계가 한자리에 모여 현실적인 협력과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오늘 이 자리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단순한 논의의 장을 넘어 강릉이 가진 자원과 역량이 산업으로, 국제교류로, 미래 비전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는 대한민국 유일의 천연물 전문 정부출연연구 기관으로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글로벌 천연물 신약 개발, 미래 농업 연구, 그리고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연구 성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연구자와 산업계, 그리고 지역사회가 하나가 돼 천연물·바이오 분야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협력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강릉을 넘어 세계로, 천연물 바이오 미래를 연결하다'라는 주제 아래, 국내외 석학과 시민이 함께 모여 천연물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22일 오후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개막한 '제1회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제 콘퍼런스'에서 강희문 강릉관광개발공사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박수현 기자

첫 번째 기조연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약연구위원회(SAMRC) 산하 허벌드럭연구소(SAMRC Herbal Drugs Research Unit)를 이끄는 알바로 빌리욘(Alvaro Viljoen) 교수가 맡는다. 2013년 식물의약학(Phytomedicine) 분야의 국가연구석좌(National Research Chair in Phytomedicine)로 선정된 그는 지난 30여 년간 남아프리카의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전통지식을 기반으로 천연물 약학(pharmacognosy) 연구를 이끌어왔다. 남아프리카는 약 2만2000종의 식물을 보유한 세계적인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이 중 3000여종이 전통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빌리욘 교수는 이날 '남아프리카 약물식물학의 30년—발견, 개발, 그리고 성찰'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츠와네 공과대학교의 식물의약연구그룹(Phytomedicine Research Group)이 추진해온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남아프리카 전통 약용식물의 사례를 통해 의약 혁신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연구의 진전을 조명할 계획이다.

이어 두 번째 연사로 KIST 강릉 천연물연구소의 책임연구원 판철호 박사가 '건강, 미용, 그리고 지역 생물경제 발전을 위한 미세조류 혁신'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판 박사는 약 30년의 연구 경력을 지닌 천연물 연구자이자 기업가로, 이 중 15년 이상을 미세조류(microalgae) 연구에 매진해왔다. 150편이 넘는 국제 학술논문과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미세조류 유래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상용화와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힐아라(HEALARA)' 설립 등 연구의 산업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KIST 강릉 천연물연구소가 구축한 기능평가, 대량배양, 균주개량, 그리고 제형화에 이르는 전주기 연구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활성 소재 개발과 이를 통한 지역 바이오경제 활성화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23~24일에는 천연물 바이오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연구자 중심의 심화 콘퍼런스와 아슬라 심포지엄이 열린다. 23일에는 유투브 채널 안될과학의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약'이 시민을 위한 대중 강연을 한다. 약은 제약 회사 출신이자 약학 박사인 이상곤씨다.

행사 기간 동안 천연물 바이오 관련 전시와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3D(입체) 푸드 프린터 시연과 미생물 현미경 관찰, 커피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