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약 시장 규모가 올해 3320억달러(47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은 제약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미국을 발 빠르게 쫓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 16일 발표한 '중국 바이오 제약의 부상과 우리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작년 바이오테크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519억달러(74조원)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중국 바이오테크가 성장한 배경으로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정책이 지목된다. 중국은 올해까지 새로운 의약품 30개를 출시하는 정책을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자금과 인재를 확보하고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임상시험 절차가 간편해지고 비용은 저렴해졌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는 중국이 항생제와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 합성 생물학, 바이오 제조 기술은 이미 미국을 앞섰다고 밝혔다. 중국은 연구개발(R&D) 국내 총지출이 미국과 비슷하다. 보고서는 "미·중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단순 산업 경쟁을 넘어 국제 사회의 안보 전략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국내도 바이오 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내년 국가 R&D 예산은 35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9% 증가했다. 보고서는 정부 재원은 한정됐다며 뉴코(NewCo) 모델을 제안했다. 제약사, 투자자가 특정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중국 바이오테크도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벤처캐피털과 하버드, 메사추세츠 공대와 뉴코 모델로 시작했다. 보고서는 "K 뉴코 모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