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앞둔 에임드바이오가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에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 물질의 기술을 이전하는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총계약 규모는 최대 9억91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다. 이는 선급금과 향후 개발·허가·상업화 등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를 합한 금액이다. 양사는 계약에 따라 선급금 규모와 세부 계약 조건은 비공개했다. 상업화 후 발생하는 매출 기반 로열티(royalty·판매 수익 일부)는 별도다.
이번 계약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은 에임드바이오가 개발한 ADC 신약 후보 물질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 정확히 암세포에만 전달하는 치료 기술이다.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인 페이로드, 이를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이는 일반 세포에 가해지는 악영향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어 '암세포를 잡는 유도미사일'이라 불린다.
이번에 기술을 이전한 신약 후보 물질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인 KRAS 변이를 비롯한 다양한 고형암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신규 종양을 표적으로 삼는다. 암세포의 DNA 복제를 도와주는 효소인 Topo1(Topoisomerase I)의 작용을 억제하는 저해제를 적용해 강한 항암 효과를 내면서도 정상 세포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회사는 내년 중 임상 1상(First-in-Human)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비토리아 진잘라(Vittoria Zinzalla) 베링거인겔하임 글로벌 실험의학 총괄 부사장은 "ADC는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분야"라며 "에임드바이오의 ADC는 특정 암세포 표면 표적을 정밀하게 겨냥해 치료가 어려운 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도현 에임드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계약으로 에임드바이오가 보유한 ADC 자산의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혁신적인 항암 신약을 조기에 임상 단계로 발전시켜 치료 대안이 부족한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에임드바이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분사)한 바이오 회사로, 환자 유래 세포 기반의 표적 발굴과 항체 선별 플랫폼을 통해 정밀 항체와 ADC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증권신고서 제출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0282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출자해 만든 '삼성라이프사이언스 펀드'와 유한양행(000100) 등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