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에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꾸는 경구용 전환 기술인 엔세퀴다(Encequidar)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미국 헬스호프파마(HHP)에 관련 기술을 먼저 이전해, 이번에 3사가 같이 계약에 참여했다.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총액은 3450만 달러(약 483억원)다.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250만달러(약 35억원)다. 마일스톤 기술료는 개발·판매실적 조건 달성 시 최대 3200만 달러를 수령할 수 있게 설정했다.
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이 기존 주사제를 경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개발한 약물 전달 기술인 '오라스커버리(Orascovery)'로 만든 제제이다. 약물이 잘 흡수되도록 해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과 HHP는 길리어드에 항바이러스 분야에서 엔서퀴다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한다. 양사는 엔서퀴다 원료(API)와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방침이다.
한미약품과 HHP는 계약 체결에 따른 선급금과 개발·허가·판매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를 받을 예정이다. 향후 제품 매출에 대한 로열티(경상 기술료)도 별도로 받을 예정이다.
HHP 설립자인 데니스 람 박사는 "길리어드, 한미약품과 함께 이번 기술 수출 계약을 발표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계약은 엔서퀴다가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P-gp 억제제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주사제의 경구제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한 중요한 성과"라며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혁신 성과를 더욱 가속화하는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1년 엔서퀴다를 적용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을 해당 기술과 함께 미국 아테넥스(Athenex)에 기술 수출했지만, 이후 아테넥스의 파산으로 인해 해당 권리는 HHP 등으로 이전됐다. 현재 HHP는 올해 6월부터 미국·홍콩·뉴질랜드에서 오락솔 임상을 진행 중이며, 유럽과 아시아,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