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단위 수준(iRMSD 1.1Å)에서 일치하는 인공지능이 설계한 항체의 모델 구조(왼쪽)와 실제 실험 구조(오른쪽)의 모습. /갤럭스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기업 갤럭스는 자사의 단백질 설계 플랫폼 '갤럭스 디자인(Galux Design)'을 활용해 8개 질병 표적 항체 설계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회사가 지난 3월 6개 표적(타깃)에 대한 항체 설계 성과를 발표한 데 이은 성과다.

항체 치료제는 특정 질병 단백질에 정확히 결합해 질병을 막거나 치료하는 맞춤형 약물이다. 항체는 우리 몸이 병원균이나 외부 물질을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만드는 면역 단백질인데, 암세포 표면 단백질이나 염증 관련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 치료제로 개발하는 원리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암세포가 면역 공격을 피하도록 돕는 단백질인 PD-L1, 유방암·위암 등에서 과발현되는 HER2, 특정 암에서 나타나는 EGFR-S468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염증과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IL-11(인터류킨-11) 등 총 8개 단백질을 대상으로 AI가 설계한 항체가 목표 단백질에 정확히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쉽게 말해, AI가 해당 질병 단백질에 정확히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했다는 의미다.

회사는 특히 항원 구조 정보가 거의 없는 IL-11 항체 설계에 성공해 완전히 새로운 항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AI 설계 항체는 초기 단편 형태(scFv)에서 확인된 결합력이 완전 항체(IgG) 형태에서도 유지됐고, EGFR-S468R, FZD7 표적 항체는 단 1~2개의 아미노산 차이만으로 돌연변이와 유사 단백질을 구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PD-L1 항체는 설계 모델과 실제 결합 구조가 원자 수준(iRMSD 1.1Å)으로 일치했으며, 기존 항체와 다른 방식으로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찬옥 갤럭시 대표(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우리 기술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정밀한 치료제 설계를 통해 효능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줄여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신약 개발 효율성도 크게 향상할 수 있다"며 "이제는 약물이 우연한 발견이 아닌 목적과 의도에 따라 설계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스는 세포가 외부 신호를 받아 움직이도록 문을 여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GPCR과 세포막에 있는 통로 단백질인 이온 채널 등 기존 항체 발굴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단백질 표적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외 제약사와 협력해 AI 설계 항체의 임상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