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17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한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5)'에서 마틴 메츠(Martin Metz) 독일 베를린 샤리테(CHARITÉ) 의과대학 피부과학 교수와 페르난도 데 모라(Fernando de Mora)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Autonomous University of Barcelona) 약학대학 교수가 조선비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셀트리온

17~2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5)에서 만난 의료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CSU)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틴 메츠(Martin Metz)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 피부과 교수와 페르난도 데 모라(Fernando de Mora)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약대 교수는 지난 18일 오후 열린 심포지엄에서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에서의 바이오시밀러 활용과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셀트리온(068270)이 옴리클로(성분명 오말리주맙)의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환자 치료에 어떤 기여를 할지 전문가들이 논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옴리클로는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졸레어의 바이오시밀러이다.

18일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5)에서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에서의 바이오시밀러 활용과 이해'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유럽 현지 분야별 핵심 오피니언 리더(KOL)들이 연자로 참석해 옴리클로 글로벌 임상3상의 치료 후 추적 관찰까지 40주 임상 데이터와 바이오시밀러 경쟁력 등을 발표했다. /셀트리온

메츠 교수는 "바이오시밀러는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달리 복잡한 항체 구조를 유지하면서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능을 보여준다"며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CSU 치료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옴리클로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높은 수준의 유효성과 안전성, 그리고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을 입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10년 넘게 바이오시밀러가 부재했던 CSU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메츠 교수는 "CSU 치료는 오말리주맙과 함께 두필루맙, 레미부르티닙 같은 신약이 진입하면서 환자 선택지가 늘어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오말리주맙은 10년 이상 축적된 치료 경험이 주는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강점이라 신약 대비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오말리주맙은 졸레어와 옴리클로의 성분명이다. 두필루맙은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CSU 치료제 듀피젠트의 성분이고, 레미부르티닙은 노바티스의 경구용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TK) 억제제 성분명이다. 오리지널 약 졸레어에 이어 다른 표적과 치료 원리의 신약이 나왔으나 오말리주맙 성분 치료제가 여전히 신약과 비교해 갖는 강점이 있다는 의미다.

메츠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치료 패러다임 전체를 흔들지는 않지만, 더 많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누리도록 만드는 사회적 기여는 크다"면서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의료 체계 안에서 더 많은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게 하고, 국가별 의료 시스템의 재정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데 모라 교수는 셀트리온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산업 전체에 끼친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단백질인 항체는 구조가 복잡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는데 셀트리온이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70개 이상의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데 모라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단순한 복제약이 아니라 혁신을 유도하는 동력이라고 밀했다. 그는 "램시마 SC(피하주사) 제형처럼 새로운 전달 방식을 통해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런 시도가 오리지널 제약사들까지 자극해 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규제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데 모라 교수는 "20년 넘는 경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안전성이 같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입증됐다"고 했다. 그는 "EMA(유럽의약품청)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시험 요구를 줄이고 실험실 분석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동등성이 확보되면 교체 처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활용을 꼽았다. 데 모라 교수는 "임상과 실제 처방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다면, 어떤 환자에게 어떤 용량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지 도출할 수 있다"며 "단순히 동등한 약을 넘어 '바이오베터(bio-better·개선형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