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 암컷./세계보건기구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원래 모기는 주로 여름에 활동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모기가 여름에 줄고 가을에 번식하고 있다.

16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1월 둘째 주까지 채집된 모기는 1만6997마리다. 가을철(9~11월) 잡힌 모기가 9234마리로 전체의 54%에 해당한다. 여름철(6~8월) 모기 6691마리보다 38% 많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변온(變溫) 동물인 모기는 섭씨 26~27도에서 사람 피를 빨아 먹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섭씨 30도가 넘으면 체온이 올라 빨리 죽는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모기 수명은 섭씨 26~27도에서 3주, 섭씨 30도 이상에서 2주로 줄어든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낮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전국 폭염 일수는 28.1일이다. 평년보다 17.5일 많아 모기가 서식하기 어려웠다.

장마도 영향을 미쳤다. 모기는 고인 물웅덩이에서 알을 낳는다. 올여름은 장마가 짧아 물웅덩이가 말라버린 일이 많았다. 비가 와도 국지적으로 쏟아져 유충이 휩쓸리고 번식하기 어려웠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모기가 활동하기 좋은 정도로 기온이 내려갔다. 이동규 교수는 "과거 6~8월에 모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때 날씨가 덥고 땅이 뜨겁게 마르면서 9월에 들어서야 모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전문가들은 모기가 당분간 활발하게 활동할 것으로 전망한다. 찬바람이 불어야 모기 활동이 뜸해진다. 모기는 섭씨 13도 밑에서 사람 피를 빨지 않는다. 섭씨 5도 밑으로 내려가면 날지 못하고 월동(越冬)한다.

이 교수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빨간집모기는 성충(成蟲)으로 겨울을 보낸다"면서 "체온이 떨어지면 대사 활동도 줄고 생명만 유지한 채 지하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봄까지 4~5개월을 버틴다"고 했다.

다만 아파트나 건물은 실내 난방으로 따뜻하기 때문에 모기가 겨울에도 깨어나 활동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실내 공간이 따뜻하면 (겨울에도) 비행과 흡혈이 가능하다"고 했다.

모기는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성분이 들어있는 기피제로 쫓을 수 있다. 모기는 사람을 땀 냄새로 찾는데, 기피제가 있으면 후각이 마비된다. 효과는 4~5시간 지속된다. 다만 DEET는 신경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DEET 10% 이하 모기 기피제는 생후 6개월 이상, 10~30% 기피제는 12세 이상부터 사용하라고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