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표준 용량보다 3배 많이 투여하면 10명 중 7명이 부작용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알려진 소화기 이상뿐 아니라 감각 이상까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려고 비만약 용량을 높이면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션 워튼(Sean Wharton) 교수와 노보 노디스크의 마리아 카비쉬(Maria Kabisch) 박사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매주 7.2㎎ 투여한 결과 71%가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국제 학술지 '랜싯 당뇨병·내분비학'에 지난 14일(현지 시각) 밝혔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GLP-1은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췌장에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은 억제한다. 이를 모방한 약물은 원래 혈당을 낮추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발전했다. GLP-1을 모방한 세마글루타이드는 뇌에서 식욕을 줄이고 음식이 위를 떠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인다.
연구진은 미국, 캐나다, 독일, 노르웨이 등 11국에서 성인 1400여 명에게 위고비를 투여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나이는 평균 47세, 몸무게는 113㎏였다. 참가자들은 위고비 7.2㎎와 2.4㎎, 위약(가짜 약)을 무작위로 매주 투여했다.
위고비 용량은 0.25㎎, 0.5㎎, 1.0㎎, 1.7㎎, 2.4㎎ 등 5가지가 있다. 이번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0.25㎎부터 시작해 16주차에 2.4㎎까지 용량을 늘렸다. 20주차부터 일부는 52주 동안 용량을 7.2㎎까지 늘렸다. 나머지는 계속 2.4㎎로 유지하거나 가짜 약을 투여했다.
연구진은 표준 용량(2.4㎎)과, 그 3배 수준인 고용량(7.2㎎)을 투여했을 때 체중 감량과 부작용을 살폈다. 분석 결과 표준 용량 2.4㎎을 매주 투여한 사람은 체중이 평균 16% 감소했다. 고용량 7.2㎎을 투여한 사람은 몸무게가 19% 줄었다.
살이 빠지는 대신 그만큼 부작용도 따랐다. 표준 용량 2.4㎎을 투여한 사람들의 61%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났다. 고용량 7.2㎎을 투여한 사람은 71%가 부작용을 경험했다.
특히 고용량을 투여한 사람들은 23%가 감각 이상까지 경험했다. 피부 통증, 불편함, 작열감(灼熱感)을 느낀 것이다. 표준 용량을 투여한 사람은 6%, 가짜 약을 투여한 사람은 1명만 이런 감각 이상을 경험했다. 연구진은 "7.2㎎ 투여군에서 4명이 감각 이상으로 치료를 중단했다"면서 "2.4㎎군이나 가짜 약 투여군은 치료 중단이 0명이었다"고 했다.
참고 자료
The Lancet Diabetes and Endocrinology(2025), DOI: https://doi.org/10.1016/S2213-8587(25)002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