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자이가 국내에 출시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한국에자이

세계 치매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집에서 주사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에자이(Eisai)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의 피하주사 제형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했다고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인 것을 제거하는 최초의 항체 치료제로,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했다. 2023년 1월 FDA 가속 승인에 이어 그해 7월 정식 승인돼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잇따라 허가됐다. 국내에는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기존에 출시된 레켐비는 정맥주사(IV) 방식인데, 이를 피하(皮下)지방에 주사하는 피하주사(SC) 제형으로도 개발해 이번에 허가를 받은 것이다. SC 제품명은 레켐비 아이클릭(LEQEMBI® IQLIK™)으로, 회사는 오는 10월 6일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의료기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게 됐다. 레켐비 아이클릭을 맞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초다. 기존 정맥 주사 방식은 한 차례 투여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 환자가 직접 전문 시설에 가서 맞아야 했다.

일러스트=손민균

다만, FDA는 레켐비 아이클릭을 유지 요법으로 허가해, 레켐비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반 이상 투여를 지속한 환자만 대상으로 쓸 수 있게 승인했다. 기존에는 2주마다 10mg/kg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 치료했는데, 환자가 IV 요법을 4주 간격으로 유지하거나 주 1회 360mg 피하주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추후 신규 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 확대를 신청할 계획이다.

바이오젠은 "레켐비 아이클릭은 의료 기관 방문 없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정맥주사에 비해 환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돼 치료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연내 일본 규제당국에도 레켐비SC제형 승인을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국내 당국과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심사를 추진할 계획이나, 허가 신청과 심사 절차를 고려하면 빨라야 2027년부터 피하주사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