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고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 특색 있게 운영하고 닫는 매장을 의미한다. 제약사는 기업 정체성과 제품을 알리고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수단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의 일반의약품 계열사인 동아제약은 지난 6일부터 경기도 용인의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에서 '얼박사'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얼박사는 동아제약의 박카스에 얼음, 사이다를 섞은 제품이다. 박카스는 타우린과 비타민이 들어 있는 피로 회복제로 1960년대 시장에 나왔다. 동아제약은 편의점에서 사람들이 박카스와 음료를 섞어 마시는 데 착안해 편의점 GS25와 지난 6월 얼박사를 선보였다. 얼박사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100만캔 판매됐다.
동아제약은 무더위를 사냥한다는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구성했다.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곳곳에 서핑보드를 비치해 계절감을 살렸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중간에 팝업스토어에서 물총 게임을 하거나 스티커, 부채 같은 기념품을 구경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시원하고 청량한 얼박사를 알리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했다. 팝업스토어는 17일까지 운영된다.
앞서 동아제약은 지난 4월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박맛젤(박카스맛 젤리) 살롱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박카스맛 젤리는 음료인 박카스를 씹어 먹는 젤리 형태로 바꾼 제품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4월 게임 회사 원신과 박카스맛 젤리를 협업하고 이를 기념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사전 예약한 2000명이 방문해 음료와 박맛젤을 활용한 디저트를 구매하고 과녁 게임을 했다. 곳곳에 게임 캐릭터 등신대와 쿠션, 배지 같은 기념품을 비치했다.
한독(002390)은 지난 6월 충북 청주에서 '속 편한 연구소 in 충북' 팝업 전시회를 진행했다. 60년 넘게 사랑받은 소화제 훼스탈을 소개했다. 훼스탈은 1958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정제형 소화제다. 한독은 독일 훼스트(현 사노피)로부터 훼스탈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1959년부터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날 전시회는 두더지 잡기처럼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임을 준비해 훼스탈 효과처럼 속 편하게 살자는 주제를 전달했다. 퍼즐 맞추기, 키링(열쇠고리) 만들기, DJ 체험 행사도 진행했다. 가수 하림이 소화제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팝업 전시회는 2만여 명이 방문했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충북 지역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했다. 한독 공장은 충북 음성에 있다.
경남제약(053950)은 지난 2월 서울 중구 명동 한 카페에서 레모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레모나는 1983년 출시한 국내 최초 분말 비타민C 제품이다.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레모나 쮸잉(츄잉 캔디)을 증정하고 각종 레모나 제품을 할인 판매했다.
최근 몸속 건강을 통해 외면의 아름다움을 가꾼다는 뜻의 '이너뷰티(inner+beauty)'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용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다. 경남제약은 해외 관광객에게 이너뷰티 제품인 레모나를 알리기 위해 명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제약사들은 출시한 지 수십년 된 스테디셀러 제품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를 연 회사들은 "장수 제품을 통해 기업 정체성을 알리며 새로운 세대에 접근할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친숙하기 다가갈 수 있도록 팝업스토어에서만 할 수 있는 이색 체험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제약사들의 팝업스토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화약품(000020)은 2022년 소화제 활명수 탄생과 창립 125주년을 기념해 서울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에 '활명수 1897'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진통제 타이레놀과 숙취해소제 상쾌환의 팝업스토어가 성수동에 개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