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비소세포페암 경구용 치료제인 존거티닙(zongertinib)을 가속 승인했다고 지난 8일(현지시각) 밝혔다. 암세포가 큰 비소세포폐암은 전체폐암의 70~80%를 차지한다.

존거티닙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첫 항암제로, 허넥세오스(Hernexeos)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허넥세오스는 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에 변이를 가진 재발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됐다. 이 약은 비정상적인 세포 신호 전달을 차단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원리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임상시험에서 환자 71명 가운데 75%에서 종양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58%는 그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됐다.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은 12.4개월이었다. 전체적으로는 96% 환자의 병이 악화하지 않았다. HER2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HER2 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2~4%에서 발견된다. 해당 환자군은 전 세계 약 4만명 규모라고 회사는 추산했다. FDA가 이 환자들을 위한 먹는 치료제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제(ADC) '엔허투(Enhertu)'도 있었지만, 정맥주사로 투약하고 화학요법과 유사한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조슈아 사바리 박사는 "허넥세오스는 선택성과 활성도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표적 치료제"라며 "장기간 우수한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승인은 FDA 가속 승인 절차로 이뤄져 향후 확증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가속 승인은 기존 약보다 이점이 았는 신약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제도로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허넥세오스를 1차 치료제로 확장하기 위한 3상 임상과 유방암·위암·범암종(pan-tumor) 연구를 진행 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스위스 바젤에 2700만 스위스프랑(약 3360만 달러)을 투자해 ADC 연구개발 센터를 신설하는 등 항암제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올해 안에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네란도밀라스트'와 함께 허넥세오스를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15개 신약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