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한국법인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공급 가격을 최대 40% 인하한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일라이 릴리가 이달 중순 마운자로를 위고비보다 25% 싼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하기로 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국내 비만약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위고비 용량은 0.25㎎, 0.5㎎, 1.0㎎, 1.7㎎, 2.4㎎ 5가지가 있다. 기존에는 4주 기준 가격이 약 37만원으로 동일했다. 앞으로는 용량에 맞춰 공급 가격을 10~40% 인하한다. 업계에 따르면 0.25㎎ 제품은 40% 낮춰 가격이 약 22만원대로 저렴해진다. 고용량 제품은 그보다 인하 폭이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 2.5㎎ 용량의 국내가를 4주 기준 27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국내 출시가 늦은 만큼 가격을 낮춰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위고비도 이에 맞춰 가격을 인하한 것이다.
두 회사가 밝힌 가격은 모두 유통 업체에 공급하는 도매 가격이다. 노보 노디스크 제약 관계자는 "환자가 부담하는 가격은 처방하는 의료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호르몬을 모방한 주사제이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며 비만약으로 발전했다. GLP-1 호르몬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돼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을 늘려 혈당을 낮추고 뇌에서 포만감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