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암제 최초로 미국 땅을 밟은 폐암 신약 렉라자. /유한양행

유한양행(000100)은 글로벌 상위 50위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 연구개발비는 1조원을 넘어섰고,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회사의 실적 성장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큰 기여를 했다.

회사는 2018년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자회사 얀센에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했다. 이후 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함께 쓰는 병용요법이 작년 8월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어 12월 유럽에서도 시판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의 글로벌 진출은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영국, 캐나다, 일본에서 잇달아 시판 허가를 받았다. 현재 중국에서도 품목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기술 이전 게약에 따라 렉라자가 특정 국가에 진출하면 유한양행이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받는다. 향후 렉라자 판매에 따른 로열티(경상기술료)도 수령한다.

최근엔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이 유럽에서 승인 권고를 받으며 렉라자 매출 증대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리브리반트 SC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처방이 확대될수록 유한양행의 수익도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렉라자가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약 기술 수출과 상업화 성공은 갈수록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유한양행이 혁신 신약 수익을 R&D에 재투자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R&D 성과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인 이유다. 회사는 연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신약 기술을 발굴하는 '유한양행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uhan Innovation Program, YIP)'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회를 맞은 YIP는 기초연구에 특화된 유한양행 고유의 개방형 혁신이다. 국내 대학과 공공 연구기관의 기초 연구자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검증 연구를 지원하고, 결과에 따라 유한양행이 후속연구에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미래 혁신 신약 R&D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는 제2의 렉라자가 될 신약 후보물질들이 잇따라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알레르기 치료 신약 후보물질 '레시게르셉트(YH35324)'의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대상 임상 1b상 시험 주요 데이터를 올해 2월 미국 알레르기천식 면역학회(AAAAI)와 6월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에서 공개했다. 회사는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함께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면역항암 이중항체 YH32364, YH32367도 임상 1상 시험 단계에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한 렉라자를 이어 혁신 신약을 잇따라 개발해 세계 속의 국내 대표 제약사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