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한미약품(128940) 신제품개발본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에 참석한 이무용 동국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였다. 이 교수는 여러 성분의 치료제를 저용량으로 병용해서 투여하는 방식을 고혈압 치료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안했다.
한미약품은 저용량 3제 복합 고혈압 치료제 '아모프렐'을 자체 개발해 올해 하반기 세계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고혈압 치료 단일제를 복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약물의 유효성을 높였다.
한미약품은 이 교수의 제안을 받자마자 바로 3제 복합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저용량 3제 복합제를 개발하기 위해 8년간 100억원이 넘게 투입했다. 연구에 매달린 인력만 해도 200여 명에 달한다. 임상 2상 시험 2건과 3상 2건을 진행하며 임상 근거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한미약품은 국내 고혈압 복합제 개발을 이끌었다. 한미약품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성분인 로잘탄과 칼슘 채널 차단제(CCB)인 암로디핀을 복합한 고혈압약 '아모잘탄'을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이후 아모잘탄 패밀리 제품군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복합제 개발은 다른 성분의 의약품을 단순히 섞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 관련 이상반응, 복약 편의성, 실제 임상 상황에서 의료진의 처방 패턴 분석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임호택 한미약품 제제연구소장은 "고령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고려해 알약 크기를 각 단일제의 합보다 현저하게 작게 설계해 목 넘김을 개선했다"며 "경증이나 중등도 환자의 1차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연령대 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복용가능한 제품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저용량 3제 복합제 아모프렐 개발을 이끈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 전무는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 깊이 공감했고, 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한미약품의 기술력과 임상 개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아모프렐은 단순한 복합제를 넘어, 환자의 복약순응도와 치료 효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혁신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처음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낸 이무용 교수는 임상시험 기획부터 데이터 분석, 논문 발표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이 교수는 "여러 해외 학회에서 최신 고혈압 치료의 경향과 방향성을 분석하고 연구하다가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의 혈압 강하제로 저용량 3제 복합제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제품 개발과 연관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제약회사가 국내 기업 중 가장 제제 연구 분야에서 앞서 있는 한미약품이었다"고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아모프렐이 2025년 고혈압 치료제의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으며, 로수젯을 잇는 차세대 혁신 치료제로서 안정적인 시장 출시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한미약품은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연구개발 중심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