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부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326030) 사업개발본부장이 미국 보스턴에서 16일(현지 시각) 개막한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2025′에 참가해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바이오USA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로, 매년 6월 바이오 클러스터(바이오산업 집적지)를 순회하며 열린다. 해마다 세계 90여 국에서 9000여 기업과 2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이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고객과 투자를 유치하고 기술 수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자리다.
2022년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선언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단독 전시 부스를 열고,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부스에서 만난 신유열 부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바이오USA에 참가한 것"이라며 "제임스 박 대표와의 바이오USA 동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2023년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임하고 있다.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사장)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 지씨셀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취임했다
롯데그룹은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나, 아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CDMO 사업 특성상 글로벌 고객사 확보와 계약 수주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회사 출범 4년 만인 지난 4월에야 첫 수주 실적을 올렸다. 회사는 한 아시아 바이오 기업과 임상시험용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사업 미팅을 몇 건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신 부사장은 "매우 많다"면서 "계약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제임스 박 대표는 "신 실장이 직접 글로벌 제약사와 잠재 고객사와의 사업·파트너십 미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과 박 대표는 이날 스웨덴 바이오 의약품 개발사 싸이티바(Cytiva), 인도 제약사 닥터레디스, 미국 의료기기·연구용 시약 개발 기업 서모 피셔(Thermo Fisher)의 부스를 직접 방문해 명함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눴다. 국내사 중에선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그룹, 셀트리온(068270), SK팜테코 부스 등을 둘러봤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개막 첫날부터 연달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행사에서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열었다. 최 본부장은 이날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행사장 인근에서 관계사와 미팅을 잇따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바이오USA를 통해 혁신적인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전략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며 "올해는 보다 구체적인 협력 기회를 도모하고, 세계 시장에서 SK바이오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