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 서비스 대표 이미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를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사는 그동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에 주력해 왔는데,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를 처음 선보이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것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조직 유래 세포를 이용해 3차원 구조로 만든 미니 장기로, 실제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부분적으로 모사해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생리학적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전임상시험에서 동물실험을 축소하고, 오가노이드 같은 대체 기술을 장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런 FDA 기조에 따라 오가노이드 산업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4년 10억달러(약 1조3678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30년 33억달러(약 4조513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에서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Cancer-derived-Organoid)'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 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암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유래한 세포를 3차원 배양 기술을 이용해 실제 장기처럼 성장시킨 미니 장기 모델을 통해 고객사 후보 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검증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세포 또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후보 물질 스크리닝을 대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기존 세포주·동물 실험 방식은 큰 비용 부담과 윤리적 문제가 따르는 데다 실제 암 환자의 유전적 변이나 발현 패턴 등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낮은 유사성도 한계였다. 회사 관계자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기존 세포·동물 모델을 활용한 실험 방식보다 비용 부담은 적으면서도 환자 유사성이 85%에 달해 후보 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보다 면밀하면서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규제기관으로부터 359건의 제조 승인을 획득한 우수한 제조관리 기준(GMP) 운영 경험과 샘플 처리, 데이터 관리 역량을 토대로 고품질의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번 오가노이드 서비스 출시는 CDMO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위탁 생산의 앞단인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을 시작해 보다 일찍이 고객사와 수주 기회를 잡아두는 '락인(lock-in·자물쇠)' 효과를 거두려는 것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신속하고 정확한 스크리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사의 개발 위험(리스크)은 줄이고 개발 속도는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 만족을 위해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매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를 성장 전략 3대축으로 삼고, 오가노이드 외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