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설립한다고 22일 공시했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완전히 분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그룹이 삼성전자(005930)의 바이오·화학 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초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바이오젠이 15%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바이오젠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전문회사가 되고,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날 공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CFO와의 질의 응답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인적분할은 어떻게 진행되나.

"분할은 7월 29일 증권신고서 제출, 9월 16일 분할 승인 목적의 주주총회 개최 등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창립 예정일은 10월1일이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분할을 완료한다. 회사는 오는 10월 29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과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적 분할을 결정한 배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모회사, 자회사 관계로 있다 보니 고객사들이 두 회사를 동일한 실체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이해상충 우려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으나, 모든 우려를 해소하긴 어려웠다. 고객사와 투자자의 우려를 불식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고 경쟁이 심화하는 글로벌 수주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적 불할을 결정한 것이다."

–2022년 바이오젠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했을 당시에는 이해상충 우려가 없었나.

"인수 당시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사업 성장 초기 단계라 고객사들의 우려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사업 성장으로 고객사의 우려가 증가했고 수주 경쟁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게 돼 분할을 결정하게 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성은.

"이번 분할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 앞서 말했던 사업적으로 필요했고, 고객 신뢰 확보가 핵심 배경이다."

–신설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목표와 수익 모델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업을 비롯해 향후 설립할 신규 자회사를 관리하고, 그 외 신규 투자하는 게 목적이다. 다른 지주회사와 마찬가지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면서 자회사를 관리·지원하고, 신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향후에는 국내외 기업들에 경영 자문을 비롯한 컨설팅, 창업 투자 사업, 신기술 발굴 등을 통한 수익 창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 수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다양한 경로로 재원을 활용해 운영하고자 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의 사업 방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신설될 자회사는 미래 성장을 위한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자 한다. 13년간 바이오시밀러에 몰두해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뒤쳐지지 않기 위해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졌다.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의 기본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 계획은.

"이번 구조 개편 자체가 큰 변화이며, 상장 계획은 현재 없다. 현 시점에서 상장 논의는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우선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

–인적 분할로 투자자들이 얻는 이득은 뭔가.

"기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들이 CDMO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상업화라는 이질적인 두 사업 부문에 한번에 투자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번 분할로,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투자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숨은 가치(히든 밸류)도 부각되면서 각 사업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분할은 적격 분할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법인세, 소득세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주주가 부담해야 되는 세금은 없다."

–분할 이후 주가 전망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각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식매수청구권 등 소액주주 보호조치는.

"법적 검토 결과, 인적 분할이므로 매수청구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외부 자문 통해 법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분할 시 발생하는 단주는 어떻게 처리하나.

"분할 비율이 삼성바이오로직스 0.65, 삼성에피스홀딩스 0.35다(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1주 보유한 경우, 로직스 0.65주와 홀딩스 0.35주가 됨). 단주는 각각 분할 존속회사, 분할 신설회사가 자기 주식으로 취득해, 현금으로 환산해 지급할 예정이다. 11월 재상장 첫날에 종가로 환산해 매입을 하고 매입한 대금을 5영업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