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리아 2025'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1

"세계 난청 환자가 4억3000만명쯤 있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난청 환자의 약물 치료를 도울 수 있습니다."

크리스토스 베르겔레스(Christos Bergeles)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생의학공학·영상과학 연구책임자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골든 트라이앵글 생명 과학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포럼은 한국·영국·일본 3국이 바이오·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최신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바이오코리아 2025' 특별 세션으로 마련됐다.

베르겔레스 박사는 이날 AI가 난청 환자를 치료하며 오진(誤診)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청은 청력이 떨어져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질환이다. 난청 환자를 치료하려면 고막이나 달팽이관에 바늘로 약물을 주입해야 하지만, 바늘이 잘 보이지 않고 마취를 해도 환자가 움직이기도 해 쉽지 않다.

그는 "AI와 수술용 로봇을 활용하면 귀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인식해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서 "백내장, 망막 치료에도 이런 접근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강소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의 특별 세션인 '골든 트라이앵글 생명과학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했다. /조선비즈

전문가들은 AI가 암, 치매 환자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소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위암이 복강으로 이전했을 때 (모습이) 잘 안 보인다"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면 암이 이전된 모습을 좀 더 정학하게 보고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AI는 병원의 간단한 행정 서류 작업도 도와줄 수 있 있다. 강 교수는 "의사 입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느라) 굉장히 바쁜데 AI가 서류 업무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는지도 중요한 관심사"라고 했다.

라민 닐포루산(Ramin Nilforooshan)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신경과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지만 지금은 요양원에서 돌보는 수준에 그친다"며 "AI를 활용하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 환자가 집에서 방문을 어떻게 여닫는지 데이터를 수집하면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켄지 도야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 신경계산학 교수는 "AI로 뇌의 강화학습을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 강화학습은 강아지에게 특정 행동을 계속 가르치기보다 우연히 그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을 하거나 먹이 같은 보상을 주는 훈련 방식이다.

그는 "우리 집 고양이는 자동 배식기 그릇을 건들면 사료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미래 보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강화 학습"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연구를 통해 뇌가 어떻게 학습하고 기능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