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분석 실험 중이다. /회사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차세대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착수한다.

이 회사는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우선순위 감염병 대유행 대비 신속 개발 기술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차기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을 일으킬 후보로 지목되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해 백신을 개발하는 국가 사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해 독감, 코로나19 등 예방 백신을 상용화한 기술적 역량을 인정받아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청과 초기 개발비 약 52억5000만원을 공동 투자한다.

세포로 배양한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 임상 1·2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세포 배양 방식의 백신은 유정란을 통한 개발 방식보다 생산 속도나 공급량에서 팬데믹 대응에 더 효과적이다.

유정란 백신은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시 닭의 집단 폐사 등으로 감염되지 않은 유정란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대규모 생산에 차질을 유발하고 변종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세포 배양 백신은 최첨단 무균 생산 설비에서 동물세포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다. 이를 통해 감염·오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신속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변이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현재까지 사람 간 전파율은 낮으나, 고병원성인 H5N1, H7N9 바이러스 등이 인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우려가 제기돼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25년 1월까지 950건 이상의 인간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그중 약 절반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H5N1 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사람 간 전파 능력이 생길 경우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과 함께 국제기구와도 협력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차기 팬데믹에 대응할 기술력을 확보해 인류의 보건 수호라는 미션을 달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톱티어 백신∙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