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전경. /회사

이제영 부광약품(003000) 대표이사가 31일 오후 4시 온라인 콘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을 열고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을 조달해 제조 설비를 확장하고 신규 위탁생산(CMO) 공장을 인수해 생산 능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부광약품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목적과 향후 계획에 대해 직접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기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제조설비에 우선 투자해 회사의 잦은 의약품 품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목표 조달 자금 1000억원 중 약 495억원은 공장·시설 투자, 350억원은 제조처 취득, 나머지 300억원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광약품은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약사로, 2022년 화학기업 OCI(456040)에 인수됐다. OCI는 2022년 2월 부광약품 주식 773만334주를 총 1461억원에 취득해 지분 10.9%를 확보했다. 당시 부광약품 창업주 김동연 회장 일가 중 장남 김상훈 전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이 보유 주식 전량 379만1098주를 매각 처분했다. 이 대표는 OCI홀딩스의 전략기획실 전무 출신으로, 2024년 3월 부광약품 대표로 취임했다.

이 대표는 "우선 조달자금 중 약 200억원을 투입해 현재 안산 공장을 리모델링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부광약품 안산공장은 1985년 신축된 이래 증·개축, 리모델링을 한 적이 없다. 이 대표는 "리모델링을 통해 생산량이 기존 알약 기준 95억정에서 135억정으로 약 40%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하면 생산능력이 달려 주문이 있어도 판매하지 못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CMO 공장 인수 추진과 함께 합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나머지 약 295억원에 대한 자금 투입은 1단계의 공장 시설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과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는 CMO 능력을 갖춘 두세 곳 정도 공장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제약회사의 공장을 인수하면 허가된 품목을 다 가져올 수 있다"며 "부광약품의 R&D 능력을 접목해 향후 합성의약품 위탁개발 사업까지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OCI에 인수된 후 50여 개 의약품 품목을 정리하고 우울증, 불면증, 조현병, 뇌전증 치료제 등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중심으로 제품군을 재편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3년 내로 CNS 분야에서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2030년 매출 20위권 제약사 진입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6월 2일을 기준으로 신주 배정이 이뤄지며, 7월 3일 확정 발행가액이 결정된다. 이후 일반 청약을 거쳐 7월 28일 신주 상장이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