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머크(MSD)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로 꼽히는 '키트루다'가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2일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키트루다주(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급여 기준 확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총 11개 적응증에 대한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키트루다가 앞으로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보를 추가로 적용받게 된다.

키트루다는 미국 제약사 MSD(머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로, 지난 2023년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르기도 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방식의 항암제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최초 허가받은 적응증은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색종으로, 이후 적응증이 확대돼 16개 암에서 총 34개의 적응증이 승인됐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비소세포폐암, 호지킨림프종, 흑색종, 요로상피암 4개 암종에서 7개 적응증에만 적용되고 있다.

제약사는 2023년 다른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를 요청했는데 지난해 말까지 총 5차례의 암질환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재논의' 결정이 반복되며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고, 이번 회의가 6번째 회의였다.

이번에 급여 기준이 설정된 적응증은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식도암 ▲자궁내막암 ▲직결장암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자궁경부암 ▲삼중음성 유방암 ▲소장암 ▲담도암 등이다.

키트루다의 건보 적용 확대가 최종 확정되면 많은 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심의를 앞두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년째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신속한 급여 확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