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릭스(David Ricks) 일라이 릴리 회장 겸 CEO. /AP

미국 대형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글로벌 대표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 a16z)와 5억달러(약 7374억원) 규모의 '바이오기술 생태계 펀드(The Biotech Ecosystem Venture Fund)'를 조성한다.

앤드리슨 호로비츠는 10일(현지 시각) 일라이 릴리와 협력해 바이오 분야의 광범위한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최초의 벤처 캐피털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일라이 릴리가 전체 자금을 대고, a16z가 관리하는 구조다.

일라이 릴리는 이 펀드를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창업자들이 회사의 연구개발(R&D) 프로그램 카탈라이즈360(Catalyze360)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탈라이즈360은 일라이 릴리의 벤처투자회사(CVC)와 인큐베이팅센터, 연구·임상 지원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a16z는 "이 펀드는 신약 개발을 진전시키고 새로운 모달리티 플랫폼을 구축해 신흥 기술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 펀드가 혁신적인 회사의 생물학·공학 기술과 인공지능(AI) 역량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바이오 기술 생태계를 육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니샤 낸드(Nisha Nand) 카탈라이즈360 그룹 부사장은 "카탈라이즈360은 신생 바이오기술 스타트업의 성공을 가속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이번 바이오 생태계 펀드를 통해 환자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을 더 빨리 제공하려는 기업가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 주는 작업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료 전문지인 스탯(STAT)은 "제약 대기업이 VC와 펀드를 공동 관리하거나 VC가 단일 회사와 자본을 조달하는 건 드문 사례"라고 평했다. 앞서 일라이 릴리와 a16z는 미국 AI 약물 개발 기업 인시트로(Insitro), 유전자 편집 기술 기업 앰버바이오(Amber Bio), 신약 개발 기업 아르다 테라퓨틱스(Arda Therapeutics) 등 일부 같은 회사에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