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현재 시장에 있는 제품보다 더 넓은 예방 효과를 내는 영·유소아용, 성인용 차세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을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백신은 크게 다당질백신과 단백접합백신으로 나뉜다. 다당질백신은 폐렴구균을 싸고 있는 다당질만 뽑아서 몸속에 주입하는 원리다. 단백접합백신은 폐렴구균을 싸고 있는 다당질에 특정 단백질을 결합한 원리로, 이를 통해 면역계가 약한 항원에 더 강하게 반응하도록 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두 회사는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의 개발·상용화를 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GBP410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돌입과 동시에 이를 뛰어넘는 백신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두 회사는 21가(21가지 예방)보다 진보된 혁신적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번 확장 계약에 대해 “21가 백신의 높은 성공 가능성과 긍정적인 시장 전망, 상호 간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신규 계약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로부터 5000만 유로(한화 약 755억원)를 선급금으로 받는다. 이후 개발 완료 시점까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추가로 받는다. 백신 연구개발비는 두 회사가 동일하게 분담한다. 상업화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사노피가 부담한다. 상업화 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에서, 사노피는 글로벌에서 판매를 맡는다. 제품 매출에 따른 수익은 양사가 정해진 비율로 나눌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 지형을 바꿀 신규 프로젝트”라며 “연 매출 수십조원에 달하는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진일보한 기술로 공략해 신성장 미래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규모의 백신·바이오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노피와 공동 투자해 지난 3월 백신 제조공장 ‘L 하우스’의 증축 공사도 착수하며, GBP410의 상용화에 대비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4.7%를 기록하며 2024년 11조9000억원에서 2028년 14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백 접합 방식의 폐렴구균 백신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 매출의 94%를 점유하고 있다.
토마스 트리옹프 사노피 백신사업부문 수석부사장은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공동 목표를 바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역량과 사노피의 전문성을 접목해 진보된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안재용 사장은 “대한민국 대표 백신·바이오 기업으로서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보건 증진에 기여하며 시장을 선도할 블록버스터 백신을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