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쇄신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글로벌 강자 반열에 올린 주역들이 연임, 승진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크게 두 축이다.
29일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2020년 12월 취임한 존림 대표는 초격차 전략을 펼치며 수주 역량을 끌어올렸고, 회사는 매년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는 설립 이래 연간 수주액 5조원을 넘기는 최고 성과를 올려 삼성의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끈 케빈샤프 뉴저지 세일즈 오피스 헤드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5명을 상무로 임명하며 신규 임원으로 올렸다.
3공장 생산 공정·일정 관리 효율화를 통해 완전 가동을 달성하고 안정적인 의약품 생산으로 매출 확대에 기여한 유성철 상무, 구매·외주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원가·투자 비용을 효율화해 경영 성과 확대에 기여한 송인섭 상무, 신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 개발 관련 자동화를 도입해 위탁개발사업(CDO)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이태희 상무,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CDMO 시장 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황인찬 상무, 회사 고유의 조직 문화 구축을 주도적으로 이끈 송영석 상무 등이다. 이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강대성 인사팀 인사기획그룹장, 길지훈 PE팀 임상개발그룹장, 봉기태 PD팀 배양그룹장 등 3명도 상무 승진했다.
전날 삼성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 사업을 총괄해 온 고한승 대표이사 사장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했다. 고 사장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후 13년간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랩장, 삼성 신사업팀 담당 임원 등을 지내면서 삼성의 바이오 전략을 짰다.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업화 성공 결실을 이뤄낸 고 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제격이라고 삼성은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의 10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조직이다. 삼성은 2006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지시로 신사업추진팀을 출범했고, 2009년 신사업추진단을 확대·개편해 미래사업기획단이 맥을 잇고 있다. 고 사장은 전문 분야인 바이오·헬스케어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양자컴퓨터 등 삼성의 10년 후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고 사장 바통을 이어 김경아 개발본부장 부사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출신 CEO다.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두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 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 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시밀러 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김 사장은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통섭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사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잠재력과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과감히 발탁했다"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 이어 전사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