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TG-C)’ 허가를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코오롱(002020) 명예회장이 29일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현재 인보사는 미국 출시를 위해 임상 3상 개발 단계에 있다. 오너 사법 리스크와 인보사 국내 허가 취소 등 위기를 딛고 미국 승인으로 기사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 인보사로 불리던 TG-C는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올해 7월 TG-C의 임상 3상을 위한 환자 투약을 마쳤다. 이번에 진행한 미국 3상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10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회사는 “2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하면서 FDA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TG-C의 3상 투약이 완료된 건 2006년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한 지 18년 만이다. 당시 TG-C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 명예회장이 자신의 세 자녀에 이은 ‘네 번째 아이’라고 부를 정도로 공을 들였다.
국내에는 이미 2016년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159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마치고 이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환자들에 처방됐었다. 그러나 2019년 3월 미국 임상 3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보사의 주요 성분 중 하나가 임상 계획에서 밝힌 ‘사람 연골 세포’가 아닌 ‘신장 유래 세포’라는 게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코오롱 측은 이 사실을 식약처와 FDA에 보고했고, 그해 5월 FDA는 임상 보류를, 식약처는 7월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코오롱 측은 “세포의 기원을 잘못 알았을 뿐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없다”고 주장하며 식약처의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고 판결했고 현재 대법원에서 3심이 진행 중이다.
다만, 미국은 FDA가 코오롱티슈진의 소명을 받아들이면서 2020년 4월 임상 보류 조치를 해제해 3상이 재개됐다. 코오롱은 향후 TG-C가 상업화될 경우에 대비해 대량 생산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코오롱티슈진(950160)과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대량 생산과 원가 절감을 위해 코오롱바이오텍을 통해 2D 자동화 공정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과거 국내에서 판매됐던 TG-C 전용 생산 설비 시설도 갖추고 있다. 회사는 인보사 생산 공정 개발·상업 생산 경험도 있어 향후 상업화될 TG-C의 안정적인 공급처로서 역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TG-C가 본격적으로 상업화되면 미국, 일본 등 대형 시장에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회사는 지속적으로 인보사와 관련된 사실 관계를 정확히 전달해 오해를 풀고 동시에 미국에서 임상 3상 투약을 마친 TG-C(인보사)의 미국 FDA 품목허가를 위해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 부장판사)는 이날 약사법 위반과 사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배임증재 등 7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명예회장에게 무죄와 면소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전 대표(현 고문), 코오롱그룹 지주회사 법인, 코오롱생명과학 법인, 코오롱티슈진 법인에도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