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국내에 출시됐다. 1년 치료 기준 가격은 2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비싼 편이다.
글로벌 제약기업 에자이의 한국지사 한국에자이는 레켐비를 국내에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레켐비는 비급여로 출시돼 의료기관마다 가격이 다르다. 환자 몸무게에 따라 투여 용량도 달라 환자마다 가격이 다르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3500만원대, 일본은 2700만원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나쁜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하는 새로운 원리의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0만명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 5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체 치매 중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켐비는 원인 물질을 제거해 알츠하이머병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아 2023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완전한 승인을 받은 최초의 항체 치료제다. 아밀로이드 베타 중에서도 독성이 강한 ‘가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와 ‘불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에 결합해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덩어리)를 줄인다.
3상 임상 연구 결과, 레켐비는 투여 18개월 시점에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키며 질병의 진행 경로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상을 완료한 환자 95%가 참여한 공개연장연구(OLE)를 통해 3년 치료 시점 환자 상태를 평가한 결과, 지속적인 레켐비 치료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였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와 가족의 부담과 미충족 의료 요구가 큰 질환으로 그동안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제가 전무한 영역이었다”며 “레켐비 등장으로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정적인 공급뿐 아니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자이는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켐비 자가 투여 주사제 주 1회 유지 요법에 대한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승인될 경우 환자들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가정에서도 레켐비를 투여할 수 있다. 주사 주입 시간은 기존의 정맥 주사 1시간에서 약 15초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