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계열사인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등 임원 4명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라데팡스) 강남규 대표 5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 송파구 한미사이언스 본사. / 뉴스1

한미사이언스는 5명을 고발한 주요 혐의가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 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고발은) 불법적인 법인 자금의 유출 또는 대표이사의 사익, 외부 세력과 결탁한 배임 등 불법행위와 관련된 것”이라면서 “고발 전 철저한 내부 감사와 법률 검토를 거쳤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형제들이 자신들의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발 사항에 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언론을 통해 공방전으로 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사항에 대한 부당함을 법적 절차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앞서 15일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 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13일에는 임종윤 이사가 최대 주주인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가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 모녀, 그리고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형제가 둘로 갈라져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분율은 송 회장과 임 사장, 모녀와 의결권 공동 행사 계약을 맺은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3자 연합이 48.13%, 임종윤·종훈 형제가 27.09%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이사 9명 중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5명, 모녀 측이 4명으로 형제 측이 우세하다.

3인 연합과 형제 측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 정원을 11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신규 이사 2인(신동국 회장, 임주현 부회장) 선임의 건 등에 대해 표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