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임종훈 대표가 오는 2028년까지 약 8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2조3000억원대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창업주 일가의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등 대주주 3자 연합은 투자금 조달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7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2028년 매출 목표는 2조3267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13.75%이다. 전날 공시에서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 예산은 8150억원으로 책정했다. 회사는 이 예산으로 기업 인수·합병(M&A)에 5680억원, 연구·개발(R&D) 2000억원, 제조시설 420억원, IT 인프라 50억원을 각각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공시는 투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반기 기준 한미사이언스 현금성 자산은 24억원에 불과하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후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이사회 정원 확대를 두고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와 다음 달 19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 안건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일가의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대표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당초 형제 측에 섰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와 손잡으며 대주주 3자 연합을 구축했다.
3자 연합은 이날 오전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임 대표의 전략 안을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작성된 보고서와 한미사이언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번 전략 발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전략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자본 30여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보고서라고 하기에는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라며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계열사 대표와 몇 차례 인터뷰만 진행됐을 뿐, 작성되는 내용에 대해 한미그룹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깜깜이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한미사이언스의 저조한 실적에 책임을 갖고 경영 정상화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3자 연합은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가치를 고민하기보단 본인들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분쟁을 일으키는 지금의 행보를 즉시 멈추길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