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왼쪽)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조선DB

한미약품(128940)그룹 창업주 일가의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대주주 3자 연합은 7일 열린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에 대해 “독재경영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자리로 보여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날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의 발표와 관련 입장 자료를 내고 “정작 주주가 가장 궁금해하는 8000억원 대규모 자금의 조달 방식에 대해서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며 “만약 기존 주주들 지분을 크게 희석시키는 조달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주주들에게 실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투자의 배경이 회사의 미래가치인지 자신의 채무탕감인지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8000억원대 규모의 외부 투자 유치를 추진해, 기업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등에 투입하겠다”며 “2028년까지 2조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한다고 밝힐 뿐 명확한 조달 방법은 공개를 꺼렸다.

이에 3자 연합은 “여러 법령에 근거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할 수는 없더라도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동의하지 않는 방식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일방 발표한 것은 그야말로 독재경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중한 업무로 여유가 없을 계열사 대표단을 기자회견에 불러 아무런 질의응답에 참여하지 못한 채 임 대표의 병풍과도 같은 역할로 전락시켰다”며 “오너경영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3자 연합은 “투자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회사 가치가 최저평가 돼있는 지금, 회사 매각에 가까운 투자를 왜 시급히 받아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재는 무리한 투자 유치가 아닌 한미그룹 경영권을 빠르게 안정화는 것이 더욱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 대표가 자신이 하는 방식만이 회사를 지키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번 회견을 보며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만이 한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했다. 이들 연합은 또 “임 대표는 자신의 왜곡된 신념이 한미를 더 혼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며, 10%의 지분을 가졌을 뿐인 대주주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욕심을 내려놓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