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식을 보유한 개인 주주들이 창업자 일가 형제와 경영권 분쟁 중인 대주주 ‘3자 연합’을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미약품(128940)그룹은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대주주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이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데, 주주들이 3자 연합에 힘을 싣겠다고 밝힌 것이다. 소액주주연대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2%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1일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관련 지지선언문을 통해 “3자 연합과 형제 측의 서면 답변서를 공정하게 검토한 결과, 신 회장은 소액주주들과 이해관계가 가장 유사하다”며 “신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신 회장의 진정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주연대는 지난달 24일 3자 연합과 형제 측에 내용증명 형태로 회사 운영 방안과 각종 의혹에 관해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같은 달 29일 주주연대에 각자의 입장을 담은 답변서를 발송했다. 주주연대는 답변서를 받은 직후인 지난달 30일 신 회장과 간담회도 가졌다.
3자 연합 지지 사유에 대해 주주연대는 “신 회장은 수십 년간 고(故) 임성기 창업 회장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2015년에도 주식을 팔지 않았던 한미약품그룹에 대한 진정성과 계획을 밝혔다”며 “지난 7월 1644억원의 사재를 동원해 모녀의 상속세를 해결하는 행동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연대는 “상속세 해결이 주가 정상화의 열쇠라고 판단한다”며 “상속세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는 해결될 수 없고, 상속세 해결을 통한 오버행 이슈 해결 의지가 모녀 측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에 대해선 실망감도 내비쳤다. 주주연대는 “지난 3월 임종윤 사장을 대표로 한 형제 진영을 지지했기에 임 사장의 답변이 어떨지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5인 중 임 사장의 (답변서) 친필 서명만 유일하게 누락됐고, 형제 측 답변서에는 임종훈 대표가 최선을 다해 답변했다는 점만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주주연대는 “(반면) 3자 연합은 3인 모두 서명을 동봉했을 뿐만 아니라, 신 회장은 주주들의 면담 요청에 대해 먼저 연락을 주고 선약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조정해 간담회를 열었다”며 “신 회장 지지를 통해 오랜 갈등이 해결되고, 주주 가치가 증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28일 오전 10시 열리는 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안건과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이 오른다. 3자 연합이 현재 5대 4로 형제 측이 우위에 있는 이사회 구도를 5대 6의 3자 연합 우위로 바꾸고자 제안한 것이다. 이사 선임 안건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이사회 정원 정관변경은 주총 출석 의결권 3분의 2(66.7%) 찬성이 필요하다.
오너 일가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은 “주주연대 측의 해석을 존중한다”면서도 “(지지 선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