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 사업부인 오펠라(Opella)의 지분을 매각한다. 사업 구조 조정을 통해 신약·백신 개발 투자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노피는 21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 대상 헬스케어 사업부인 오펠라의 지분 50%를 미국 사모펀드 회사인 클레이튼, 더빌리어 & 라이스(CD&R)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이르면 내년 2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오펠라는 복통, 생리통 약으로 유명한 부스코판 같은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보조제 등 사업을 맡았다. 지난해 매출은 52억유로(한화 7조7500억원) 규모로, 사노피 전체 매출의 11%에 해당한다. 사노피는 오펠라의 사업 가치가 160억유로(한화 23조90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현재 오펠라는 세계 100국에서 제조 시설 13곳과 연구·혁신 센터 4곳을 운영 중이며, 총 1만1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사업부 매각 소식에 사노피 노동조합은 반발했다. 공장 이전이나 해직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오펠라 사업부가 프랑스에 남을 것을 보장하고, 프랑스 내 산업 입지를 지키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CD&R이 오펠라의 프랑스 제조 시설을 유지하고, 프랑스 내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보장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사노피는 이번 매각으로 향후 혁신 의약품과 백신 개발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 허드슨(Paul Hudson)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으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 또는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과 바이러스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업계는 이번 사노피의 헬스케어 부문 매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 금융서비스그룹인 ODDO BHF의 관계자는 “사노피의 사업부 매각은 미국 존슨앤존슨(J&J), 화이자(Pfizer),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 유사한 전략”이라며 “앞으로 R&D(연구개발)와 사업 개발에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