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PA(진료지원)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안을 골자로하는 간호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28일 대전 중구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4.8.28/뉴스1

최근 대학병원 전공의, 임상강사 등 의사들의 의료 공백 속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간호사가 직접 창업에 나서 간호사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서비스 사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5일 의료계와 카카오벤처스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특화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으로 믹스뮤니티, 디케이메디인포, 드림널스 등이 있다. 모두 간호사 출신이 설립한 회사다. 의료 현장에서 직접 겪은 문제를 토대로 간호사의 반복 업무와 잡무를 줄여주고, 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등 간호사 수요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믹스뮤니티는 인공지능(AI) 기반 종합 간호사 업무 지원 솔루션 앱 ' 파트널스’를 지난 1월 출시했다. 파트널스의 핵심 서비스는 VMR(Voice Medical Record)이다. 이는 환자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의무기록을 AI가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서비스다.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와 환자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전문 의학용어가 학습된 AI 모델이 진료·간호 기록을 생성한다. 이를 통해 의무기록 작성 업무 시간을 줄이고 컴퓨터가 아닌 환자를 보며 더 소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목적이다.

믹스뮤니티 관계자는 “이 기능으로 한 달에 70시간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며 “병원마다 다른 의무기록 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VMR도 병원의 기록 방식에 맞춰 커스텀하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약물 투약 안전에 중요한 주입 속도 계산기, 의료 지식 챗봇 기능 서비스도 있다.

상급종합병원 신경외과 간호사 출신인 이동균 대표가 2020년에 창업한 회사 디케이메디인포는 간호대학 교육과 병원 임상 현장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전자간호기록시스템 ‘스마트널스’를 개발했다. 스마트널스ENR 스탠다드 정식 서비스는 지난해에 개시했는데, 9월 현재 기준 가입자 수가 2만5000명에 이른다. 지난해 9월 1만명을 돌파했는데 1년 새 1만5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일러스트=DALL·E 제작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의 혈압, 체온, 심박수 등 의학적 상태를 확인하며 기록하는 전자기록시스템은 수억원대에 이르는 데다 정보 보안 이슈도 있어 간호대학 교육 현장에서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교육 현장에선 모눈종이에 일일이 작성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왔는데, 교육용 서비스를 이 회사가 내놓은 것이다.

최근엔 해외 간호 교육 현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동균 대표는 “서울대 간호대학, 국군간호사관학교 등이 이를 활용해 수업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 대만, 몽골, 두바이 등 간호 대학에서도 견적 요청을 하며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공부용 데이터를 활용해 AI에 학습시켜 자동으로 기록하는 생성형 AI 개발을 하고 있다. 미국 AI기업 오픈AI가 함께 협업할 스타트업으로 올해 선정되기도 했다. 이동균 대표는 “간호사가 1년 이내 병원을 그만두는 사직률이 60%를 넘는다”며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신규 간호사들이 업무 효율을 높여 덜 그만두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계속 개발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드림널스는 대학병원 암 병동, 중환자실 출신 간호사인 김진선, 노은지 공동대표가 창업한 교육정보기술(에듀테크) 회사다. 이 회사는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속 비대면 온라인 강의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했다. 병원과 현장 간호사들이 신규 간호사 직무 교육 중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교육이 ‘실무 교육’인데, 시뮬레이션 강의를 비롯해 초보 간호사들이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비대면 교육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는 신규 간호사들이 빠르게 병원 생활에 적응하고 실무를 익히도록 돕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병원의 경우 현장 간호사들의 높은 만족도를 반영해 기존 사용하던 외국 간호교육 프로그램에서 드림널스의 교육 콘텐츠로 변경했다.

노은지 드림널스 대표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질 높은 간호 교육을 제공하고, 병원의 핵심 인력이자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간호사들의 성장에 디딤돌이 되는 게 기업의 비전과 미션”이라며 “지속적으로 전국의 병원에 비대면 간호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