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연구소에서 시약을 개발중인 연구원의 모습./씨젠 제공

분자진단 토탈솔루션 기업 씨젠(096530)이 올해 2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폐렴, 백일해 등 호흡기질환 진단 제품의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씨젠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00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9% 늘었다고 9일 밝혔다. 2분기 영업손실은 11억원, 당기순이익은 2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2% 개선된 것이다. 회사 측은 “특히 비(非)코로나 진단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넘게 늘어, 1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2분기 전체 매출 중 시약 매출이 822억원으로 82%를 차지했다. 이 중 진단시약 매출이 744억원, 추출시약 매출이 78억원이다. 장비를 비롯한 나머지 매출은 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진단시약 매출 세부 품목을 따져보면, 비(非)코로나 제품 매출이 705억원으로 95%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호흡기 바이러스(RV) 제품 매출이 186억원으로 가장 많다. 뒤이어 소화기 질환(GI) 제품 162억원, 성매개감염 질환(STI) 제품 157억원, 자궁경부암 관련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제품 84억원, 기타 제품 11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호흡기 세균(PB) 진단시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2% 급증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MP), 백일해(BP) 확산 등과 함께 호주를 포함한 남반구 지역의 계절 변화로 인한 PCR 검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호흡기 바이러스(RV) 시약 매출은 52% 늘었고, GI 시약 매출도 47% 늘어났다. STI와 HPV 제품도 각각 29%, 1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 매출이 5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뒤이어 아시아(한국 제외. 202억원∙20.2%) 중남미(101억원∙10.1%) 한국(84억원∙8.4%) 북미(63억원∙6.3%) 순이었다.

권영재 씨젠 IR실장은 “비코로나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은 질환을 초래한 병원체의 종류와 경중에 대해 점점 더 구체적인 진단검사를 요구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신드로믹 검사 제품을 필두로 잠재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물론 기술 공유 사업 같은 중장기 전략을 지속 전개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키워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젠이 보유한 신드로믹 PCR 기술은 다중감염 여부와 정량 정보를 제공하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여러 병원체를 최대 14개까지 하나의 튜브로 검사할 수 있다. 여러 튜브를 사용해 패널 검사를 진행할 경우 수십 개의 주요 병원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씨젠은 해외 시장에 신드로믹 검사 제품을 체험하는 ‘신드로믹 검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유럽 생식기 감염∙종양학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종양학회 등에 참가해 자궁경부암 관련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제품 홍보 활동도 펼쳤다. 씨젠 측은 “국제 저명학회에서 표준제품으로 선정됐다는 것은 글로벌 임상연구에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HPV 진단 시장의 표준이 유전자형 분석으로 전환되고 있어 씨젠의 독자적인 정량 PCR 기술을 적용한 HPV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글로벌 조사 기관 데이터M 인텔리전스는 세계 자궁경부암 진단시장 규모가 2022년 81억달러(약 11조원)에서 2030년 130억달러(약 18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