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홀딩스(005250))는 3500억원 규모의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중국 CR제약그룹(China Resources Pharmaceutical Group Limited, 화륜제약그룹) 자회사인 CR보야바이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CR제약그룹은 지난 2023년 약 2447억위안(약 47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의 국영 기업이다. CR 보야 바이오는 지난해 47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CR제약그룹의 자회사다.
GC는 이번 계약을 통해 홍콩법인(Green Cross HK Holdings Limited.) 지분 전량을 CR제약그룹 산하 CR 보야 바이오에 넘긴다. 총 매각금액은 18억2000만위안(약 3500억원)이다. 홍콩법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자회사인 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GC China)를 비롯한 6개 회사도 함께 매각된다.
GC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유입된 자금을 미래 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GC는 CR제약그룹 측과 GC녹십자·GC녹십자웰빙의 주요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책임지는 별도 유통계약(Distribution Agreement)도 체결했다. GC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협약도 맺었다.
이에 따라 GC녹십자는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혈액제제 '알부민'과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CR제약그룹을 통해 유통하게 된다. 혈액제제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주산물 중 하나인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으로 수출하고, 알부민은 중국에 수출해 혈액제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이, 알부민은 중국이 최대·최고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CR제약그룹이 GC녹십자웰빙의 히알루론산 필러의 중국 내 유통도 책임진다.
회사는 이를 통해 중국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CR제약그룹은 연구·개발, 제조, 유통, 소매업을 하는 국영기업으로, 총 800여개의 품목을 생산하는 중국 3대 제약회사이자, 일반의약품(OTC) 부문 1위 제약사다. 전국 28개성에 230개 물류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GC는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CR제약그룹과의 계약을 통해 계열사의 중국 시장 수출 확대에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거래를 주관한 시틱증권 관계자는 "GC와 CR제약그룹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중국 혈액제제 산업의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혈액제제 외 다방면에서 상호 협력해 양사의 전략적 목표를 이루고 중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틱증권은 이번 거래에서 GC를 대표해 재무적인 자문을 진행했다.
GC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그동안 지속돼 온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재무적인 내실을 꾀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과 함께 중국 시장을 통해 글로벌 도약을 이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