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세포(녹색)가 암세포(파란색)를 공격하는 모습./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영국 국적의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중국 아벨제타파마(AbelZeta Pharma)가 차세대 항암제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T(CAR-T)' 세포치료제가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초기 임상 연구에서 종양 크기를 줄이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아벨제타는 3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공동 개발 중인 CAR-T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C-CAR031′의 진행성 간세포암종(HCC) 환자 대상 임상 1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AR-T세포는 대표적인 항암 세포치료제이다.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뽑아내 유전자를 변형시켜 암세포 탐지 능력을 강화한 다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CAR-T 치료제는 백혈병, 림프종과 같은 혈액암 대상 치료제로만 승인됐는데, 이번에 간암 같은 고형암을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 관심이 집중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아벨제타에 따르면 C-CAR031은 간세포암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인 '글리피칸-3(GPC3)'을 표적으로 한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간세포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 시험에서 참가자 90.9%에서 종양 크기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 내부의 병변뿐만 아니라 간 외 병변에서도 44%가 종양이 줄었다.

치료 후 암세포의 성장이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비율을 뜻하는 질병 통제율(DCR)은 90.9%, 정해둔 기간에 목표한 수치 이상의 종양 감소를 나타낸 환자의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50%를 기록했다.

매트 헬만(Matt Hellmann) 아스트라제네카 초기 개발 종양학 책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간암에 효과가 있는 최초의 CAR-T 치료법"이라며 "임상시험에서 12개월까지 암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CAR-T세포가 고형암 조직에 잘 침투하고 오랫동안 약효를 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에린 카르스키 아스트라제네카 종양학 연구개발(R&D) 의료 담당 이사는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면역종양학 컨퍼런스에서 "2024년은 면역항암제 업계 전반에 걸쳐 임상시험 데이터가 쏟아지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CAR-T세포가 고형암 조직으로 침투하고 축적돼 오랫동안 면역기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