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출시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일라이릴리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가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 87억7000만달러(약 12조1175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 30일(현지 시각)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 26억달러(약 3조5924억원)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보다는 2% 밑도는 수준이다. 비만 치료제로 승인된 '젭바운드'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회사의 주력 제품인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일라이릴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당뇨·비만 부문 의약품이 주도했다. 1분기 당뇨·비만 부문 매출은 55억달러(약 7조571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특히 GLP(글로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 매출액이 18억700만달러(약 2조488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제시된 시장 전망치보다는 13%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GLP-1 계열 치료제 수요가 급증했지만 회사가 제때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라이릴리도 최우선 과제로 '제조시설 확대'를 언급했다. 일라이릴리는 이날 콘퍼런스콜(실적 설명회)에서 "현재 제조시설을 6곳에 두고 있는데 추가로 독일 생산시설을 착공했고, 올해 연말부터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생산시설도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 생산량이 대폭 증가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젭바운드 1분기 매출액은 5억2000만달러(약 716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37% 웃도는 수준이다. GLP-1 비만치료제는 혈당이 떨어지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GLP-1 유사체를 몸에 주입해 위장의 소화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의약품이다.

젭바운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 감소 효과를 인정받아 비만 치료제로 세상에 나왔다. 일라이릴리는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젭바운드를 비만치료제로 승인받고 한 달 만에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SGLT(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자디앙'도 1분기에 6억8700만달러(약 945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수치이다. 1분기 항암제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 18억달러(약 2조4786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 10억5000만달러(1조445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다만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도나네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지연되면서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FDA는 올해 중순 자문위원회를 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