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맨'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그룹과 소재·에너지 기업 OCI의 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힌 가운데, OCI와 통합을 추진해 온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은 신 회장의 반대에도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신 회장에게 OCI그룹 통합 결정에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한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의 OCI통합 결정에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이 반대하며 대립하고 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현 이사회와 임종윤·종훈 사장이 각각 제안한 양측의 신규 이사 후보들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추천한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이 선임되면 한미와 OCI 통합 작업은 급물살을 탄다. 반대로 임종윤 사장 측의 후보들이 이사로 선임되면 두 형제가 경영권을 쥐면서 한미그룹과 OCI통합에 제동이 걸린다.
이런 가운데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개인 최대주주(지분 11.52%)인 신동국 회장은 전날(22일) 종윤·종훈 형제의 손을 들어 OCI와 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한미와 OCI통합은 대주주 개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이해한다"라고도 했다.
이에 모녀 측은 "OCI그룹과 통합은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라며 "매년 700억원 손실이 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글로벌 3상까지 갔으나 개발이 중단된 신약 후보물질, 파트너사로부터 후보물질을 반환당한 경험 등을 언급하며 "이런 한계를 뚫어야 글로벌 한미라는 비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사회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1월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이 '제약강국을 위해 힘을 합치자'라고 연설한 것을 언급하며 "글로벌 한미 제약 강국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임종윤 종훈 형제가 주장한 '시총 200조원 달성'을 언급하며 "형제가 그리는 비전의 현실화 가능성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시총 200조 원은 BTS와 같은 세계적 그룹을 20개 이상 만들겠다는 꿈"이라며 "이런 꿈에 한미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려면 차가운 가슴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말을 맺었다.
이들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것은 지분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을 비롯한 모녀의 지분은 21.86%, 형제의 지분은 20.47%다. 지분 11.52%를 보유한 신 회장이 형제의 손을 들어줬지만, 주주총회 표대결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지분 3% 가량을 차지한 외국인, 가현문화재단(지분 4.9%) 임성기 재단(지분 3%)의 지분을 표대결에서 어떻게 산입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주총까지 각자 우호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