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그룹의 주주총회를 한 주 앞두고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일가의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OCI와의 통합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진행될 표 대결을 통해 경영 기회를 준다면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고,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시가총액을 최대 200조원대까지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런 내용이 전해지자, 한미그룹 측이 "현실성이 없다"고 즉각 비판했다. 한미그룹은 "시총 200조를 향한 도전을 해 나가겠다"는 주장을 내세운 데 대해 "도전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임종윤, 종훈 사장은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과 시가총액 50조원대 진입,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대'를 목표로 내걸고, "한국의 '론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종윤 사장이 100개 바이오의약품 생산 비전의 근거로 한미약품그룹의 450개 화학 의약품 생산 경험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미그룹은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단순화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공허한 느낌마저 준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이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대 기업'을 목표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도전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그룹은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와 같은 목표를 내세우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KCGS)이 임종윤·종훈 사장의 이사 선임 등 임 사장 형제가 주주 제안한 안건 대부분에 찬성을 권고하고 회사 측 이사진 후보자 선임에 대해 불행사를 권고한 데 대해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 사실관계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는 "KCGS의 이사 후보 결격사유 가이드라인에는 '직전 임기 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75% 미만인 경우' 등이 명시돼 있다"며 "임종윤 후보자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사내이사로 등기된 한미약품의 이사회 참석률도 23년 기준 12.5%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또 KCGS가 이 같은 의결권 가이드를 제시하기에 앞서 회사 측과는 소통 담당자를 '한미사이언스 임직원'으로 한정했지만 주주제안자 측과는 제안 당사자인 임 사장 외에 디엑스앤브이엑스, 코리그룹 담당자 등과 접촉했으며, 주주 제안자 측 주장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다고 밝히는 등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약 4조원,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약 3조원 규모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는 삼성전자기 470조원 규모이고, 2위인 SK하이닉스가 120조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