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은 15일(현지 시각) 집에서도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ZYMFENTRA, 램시마SC 미국 제품명)를 미국 전역에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IBD)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지켜줘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해,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시장에서 폭넓게 쓰이는 정맥주사(IV) 형태의 인플릭시맙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최초로 개발돼 나온 제품이다. 인플릭시맙은 미국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제다.
SC제형은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자가 투여할 수 있어 기존 IV제형보다 편리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했다. 중등도 내지 중증의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권장 용량은 2주 간격으로 회당 120㎎이다.
짐펜트라의 2회 투여분(4주 기준) 기준 도매가격은 6181.08달러로 책정됐다. 한화로 약 823만원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이를 직접 판매한다. 셀트리온 측은 “짐펜트라의 신약 지위와 염증성 장질환(IBD) 경쟁 의약품 가격, 미국 제약바이오 시장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과적인 판매 전략을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가격 정책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짐펜트라는 현재 출원된 SC제형과 투여법에 대한 특허가 등록되면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이 회사의 얘기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조57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염증성 장질환(IBD) 시장 규모는 12조 8000억원이다. 셀트리온은 출시 2년 차인 2025년을 목표로 타깃 환자 처방률을 10% 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시킨다는 계획이다.
토마스 누스비켈(Thomas Nusbickel) 셀트리온 미국 법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인플릭시맙은 이미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며 IBD 환자들에게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치료제”라며 “치료 효능뿐 아니라 편리한 치료 옵션까지 제공하는 짐펜트라가 미국 시장에 출시된 만큼 환자들은 보다 유연하게 질병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IBD 환우회인 ‘크론병 대장염 재단’(Crohn’s & Colitis Foundation) 마이클 오쏘 회장은 “IBD는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복통, 설사는 물론 출혈 등에 이르기까지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하다”면서 “짐펜트라를 통해 미국 IBD 환자들의 치료 옵션이 확대된 가운데 집에서 간편하게 자가 투여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평했다.
☞TNF-α억제제
우리 몸에서 종양괴사인자 TNF-α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특정 기관을 공격하는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 TNF-α 억제제는 체내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면서 생겨나는 염증을 제거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원리다.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에 가장 많이 처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