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데 힘입어 정기 주주총회를 별다른 잡음없이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일 오전 9시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주요 현안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을 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정기 주총을 송도 본사에서 열었지만 올해는 다시 회사 밖에서 개최했다.

회사 측은 이날 1591명의 주주가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는 약 70여명만 눈에 띄었다. 주주 대부분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이 많은 서울과 주총이 열린 송도와 지리적 거리가 있는 데다, 지난해 탄탄한 실적에 논란이 될 안건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총은 29분 만에 종료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주총이 시작되자 “지난 한 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국내외에서 높이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3조 6946억원의 매출과 1조1136억원의 영업이익의 실적을 올렸다. 둘 다 역대 최대 실적이며, 특히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최초다. 현장 참석 주주 대부분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 성과에 만족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존 림 사장은 이어 “올해도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 기업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우선 “제2바이오캠퍼스 개막의 신호탄이 될 5공장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 4월 5공장이 준공되면 총 78만 4,000리터라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낙점하고 전용 생산시설을 오는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 ‘아이메드바이오(AimedBio)’ 등 ADC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유망 기업에 투자했고, 지난달에는 국내 ADC 대표주자로 꼽히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 개발(CDO) 계약을 체결하며 ADC 치료제 개발 협업에 나섰다.

존 림 사장은 또 “올해 생산능력, 사업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 3대축 확장 전략을 가속화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져가겠다”면서 “‘4 Excellence’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4E는 고객 만족도(Customer Excellence), 운영 효율성(Operation Excellence), 품질(Quality Excellence), 임직원 역량(People Excellence)을 뜻한다.

존 림 사장 인사말 이후 주총 주요 안건들이 차례로 올라왔다. 이날 주총에서는 기존 사외이사였던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더불어민주당의 광주 동·남을 후보로 총선에 출마함에 따라 공석이 된 사외이사에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선임하기로 했다.

서 전 장관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2015년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지난 2020년부터 지난 1월까지 연세대 총장을 지냈다. 총장 시절에는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전반을 기획·추진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경제·산업·행정 분야의 전문가로, 공직 분야와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반적 정책 수립과 리스크 대응을 맡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150억원에서 동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