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SpaceX)의 우주선이 발사 리허설을 하고 있다/UPI=연합뉴스

미국의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4개월 만에 두 번째로 우주에서 신약개발을 시도한다.

일라이 릴리는 12일(현지 시각) 항공우주 제조업체인 레드와이어(Redwire)와 협력해 만성 질환에 중점을 두고 우주에서 신약 개발을 시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신약 개발은 지구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레드와이어의 의약품 제조 플랫폼 ‘PIL-BOX’를 이용한다. 레드와이어에 따르면 PIL-BOX는 우주에서 단백질 기반 의약품 결정체를 소량 생산할 수 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10월에도 우주에서 신약 개발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실험에서는 미세 중력이 인슐린 결정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뇨병과 통증·심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테스트인 PIL-02는 오는 21일 발사가 예정된 스페이스엑스(SpaceX)의 재보급 임무 우주선에 실릴 예정이다. 레드와이어는 ‘PIL-BOX 동적 현미경 카세트’라는 PIL-BOX 플랫폼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의약품 결정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라이 릴리는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지난 8일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연기 결정을 받아 충격에 빠졌다. 도나네맙은 임상 3상 시험에서 위약(시험 결과 비교를 위한 가짜약) 대비 인지력 저하를 35% 늦추고 특히 극초기 환자에게서는 인지력 저하 속도가 60%까지 낮아지는 등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으나, 면역반응으로 인해 뇌에 염증이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처럼 대형 신약 개발이 주춤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이번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라이 릴리의 우주 신약 개발 노력은 지난 2020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유사한 실험을 시작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의 뒤를 따른 것이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는 지난해에도 우주의 미세 중력에서 의약품이 어떻게 결정화되는지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