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으로 감기약 수요가 급격히 늘어, 정부가 의료계에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을 꼭 필요한 환자에 우선 처방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간담회를 열어 의약품 현장 수급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기관지천식약, 기침·가래약, 소화기관용약 등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감 치료에 사용되는 타미풀루의 경우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주사 치료제(비급여)인 페라미플루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동절기 독감, 호흡기질환을 겪는 환자가 급증한 탓이다. 실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천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은 올해 50주차(12월10~16일) 기준 54.1명으로 유행 기준(6.5명)의 8.3배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 역시 일주일 전보다 11.5% 증가(227명→253명)했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입원환자도 1달 사이 2배로 급증했다.
복지부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 처방될 수 있도록 의료계의 협조를 구한다”며 “예를 들어 소아 해열 시럽제 등 동일 환자에게 자주 나가는 처방약은 처방 전에 남은 약이나 상비의약품이 있는지 확인 후 필요한 약만 처방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회의에서 의료계는 의약품 처방 시 의료계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하며, 소아약의 경우 생산업체가 많지 않은 만큼 약가 조정 등을 통해 생산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의약품 공급망 위기와 국제정세 불안정 등으로 세계적으로 의약품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국내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