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오너 3세 신유열 전무(오른쪽)에 이어 SK그룹 오너가 3세이자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7일 정기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대기업(그룹)오너 3⋅4세 경영 시험대로 제약· 바이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선DB

SK(034730)그룹 오너가 3세이자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326030) 사업개발본부장이 7일 정기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대기업(그룹)오너 3⋅4세 경영 시험대로 제약· 바이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젊은 오너 3세를 전면에 내세워 신사업으로 회사 체질을 개선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SK바이오팜은 7일 최 본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과 동시에 사업개발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했다. 최 본부장이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동시에 관할한다는 뜻이다. 회사는 연구개발부서는 프로젝트 중심의 조직 체계를 도입하고,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와 공동연구 조직도 신설했다. 조직 효율화와 함께 해외 개척에 방점을 찍었다는 뜻이다.

현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 약은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을 발굴해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를 받고 지난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개발한 신약 가운데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꼽히는 게 이 약이다.

최 본부장은 '세노바메이트' 미국 시장 안착과 동시에 세노바메이트를 잇는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본부장이 '뇌'를 공부한 생명공학자인 것과도 이는 맞물린다. 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같은 대학 뇌과학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컨설팅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지난 2017년 신약 연구개발 조직인 SK바이오팜에 합류했는데, 이 후에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지냈다.

SK는 물론 롯데, GS, 오리온그룹 등 국내 대기업(그룹)들이 제약·바이오 분야에 오너 3~4세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날(6일)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신 전무는 신설한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 성장 엔진 발굴을 맡게 된다. 미래성장실을 총괄하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 겸임한다.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한 신 전무는 미국 콜럼비아대 MBA, 노무라 증권을 거쳐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하며 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를 거쳐 12월에 상무로 승진했고,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첫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신 전무를 전격 배치하면서 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준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업체인 휴젤은 지난해 4월 임시주총을 열고 GS그룹 오너 4세인 허서홍 GS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GS가 지난 2021년 휴젤 인수를 마무리한 지 6개월여 만이다. 대기업들이 오너 3·4세를 바이오에 전진 배치하는 것은 이 분야를 유망한 신산업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한다.

앞으로 젊은 오너들이 각자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30대 임원 발탁 등 더 파격적 쇄신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4세 오너들은 해외 유학파가 많다"며 "이들은 실적 중심의 실리콘밸리식 성과주의를 도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