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주사제인 '오젬픽'을 대표적 성인병인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했다. 그런데 사용자들에서 탁월한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자 성분 용량을 더 늘린 '위고비'를 2021년 비만 치료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DB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경쟁약으로 꼽히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 먼저 승인돼 신드롬을 일으킨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FDA는 8일(현지 시각) 일라이릴리의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성분·티르제파티드)를 비만 치료제 용도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임상 시험한 결과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나타나자 사용 승인을 신청했었다.

릴리는 당뇨약 마운자로와 구분되도록 비만치료제에 '젭바운드'라는 상품명을 붙여 출시할 예정이다. 두 제품은 이름만 다를 뿐 주성분(티제파타이드)은 같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지만, 임상시험에서 비만 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연구를 지속해왔다.

마운자로는 지금까지 개발된 비만약 중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릴리가 진행한 임상 3상은 비만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연구됐다. 72주간 5mg을 이 약을 주사한 결과, 비만 환자들의 평균 체중이 약 16%가 감소됐다. 이 약을 15mg을 주사한 경우에는 평균 체중이 22.5%나 감소했다. 매일 1회 주사가 필요한 기존 비만치료제와 달리 위고비는 주 1회만 맞으면 된다.

FDA는 앞서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세마글루타이드)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각각 2017년과 2021년에 허가했다.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서 위고비는 비만 환자가 매주 1회 68주간 주사를 맞으면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 젭바운드의 한달치 정가는 약 1060달러(약 139만원)로, 위고비(1350달러)보다 약 20% 낮다. 일라이릴리 측은 이날 성명에서 "비만은 과학적 증거가 많은데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로 여겨진다"며 "우리는 기존의 잘못된 인식을 없애고 관리 방법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