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 현장. /허지윤 기자

23일 오전 9시 셀트리온(068270)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 총회 개최 1시간 전부터 인천 연수구 송도로 두 회사의 주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셀트리온 주주총회가 열리는 송도컨벤시아 1층 전시장 현장 곳곳에 '셀트리온 미국 FDA 신약 허가 획득'을 알리는 초록색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ZYMFENTRA)가 20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 현장에 직접 방문한 주주는 130여명으로 추산된다. 현장에는 약 1500명이 착석할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됐지만 주주들이 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하실 수 있도록 전자 투표를 진행해 예년보다는 현장에 모인 인원은 적었다.

임시 주총 개최를 앞두고 이날 오전 국민연금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안에 대해 '기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 초반 셀트리온 그룹주들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를 의식한 듯 오전 10시 무렵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총회 현장에 깜짝 방문했다.

무대에 오른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합병 추진은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그간 시장 일각에서 제기한 분식회계,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심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 합병이) 주주들의 즐거운 축제가 되도록 마무리 하겠다"면서 "내년 합병 여부와 관련없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가지고 매출액 3조5000억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1조 6000억원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서 명예회장의 발표에 이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안이 가결되자 주주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날 임시 주주총회 참석자 대비 찬성 비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95.17%, 셀트리온은 97.04%로 집계됐다. 합병 안건 통과 기준인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한 것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져 왔다. 한국ESG기준원과 ISS,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글로벌 자문가관이 지배구조 개선 효과 측면에서 합병 찬성 의견을 낸 데다, 개인 주주들도 합병 무산 시 주가 하락을 우려해 합병 찬성 의견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다만, 셀트리온그룹의 합병이 순항하려면 주가 방어가 중요한 상황이다. 앞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는 이날부터 내달 13일까지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주 입장에서 향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이라고 보는 경우 차라리 청구권을 행사해 현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이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시각 하에 한도 1조원보다 초과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합병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이날 현장에 온 주주들도 '주가 부양'을 촉구했다. 주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오윤석 셀트리온 주주연대 대표는 "폭락한 주가 정상화를 위해 주주 환원 정책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적극시행해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 명예회장도 "회사가 합병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때문에 제동이 걸리면 회사는 우스운 꼴이 되는 것"이라며 "뚫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총 이후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 계획을 결의했다. 합병 이후 셀트리온 보유 자사주의 소각과 추가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자사주 소각은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여 없애버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중에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식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꾀하는 것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소각될 셀트리온 보유 자사주는 230만9813주로, 약 3599억원 규모다. 이날 동시에 결정한 자사주 추가 매입 규모는 셀트리온은 총 242만6161주로, 취득 예정 금액은 약 3450억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244만주로, 약 1550억원 규모다. 두 회사는 내일(24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앞서 두 회사 이사회가 지난 8월 합병을 결의하면서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는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레온헬스케어 6만7251원이다. 현재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가 부양책을 내놓은 만큼 주식매수청구권을 대거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셀트리온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두 회사 합병 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된다. 합병 기일은 올해 12월 28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12일이다. 매매거래정지 예정 기간은 올해 12월 26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