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이달 초 올해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의 차원에서 매출 전망을 제공하는데, 이 회사가 올해 매출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은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였다.
당초 올해 매출 전망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10~15% 성장한 3조3014억~3조4515억원이었는데, 지난 4월 가이던스를 15~20%로 올리더니 연말을 앞두고 지난해 대비 20% 이상 많은 3조6016억 원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치를 낸 것이다.
매출 전망을 높게 잡는 것은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두 번이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을 두고 제약 바이오 업계는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 17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 성장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림 사장의 자신감처럼 올해 6월 가동을 시작한 송도 4공장 가동률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기존 1~3공장의 공정 효율도 극대화되면서 의약품을 생산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존림 사장은 "4공장이 지난 6월 완전 가동을 시작했고, 이로써 총 60만4000ℓ(리터) 규모 글로벌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제1 바이오캠퍼스를 이을 제2 바이오 캠퍼스 가동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존림 사장이 언급한 2캠퍼스는 2025년 준공을 앞둔 5공장을 뜻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뿐만 아니라 기존·신규 계약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3월 5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총투자비 1조9800억원, 생산능력 18만ℓ, 연면적 9만6000㎡ 규모다.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은 현재 60만4000ℓ에서 78만4000ℓ로 압도적인 세계 1위가 된다.
존림 사장은 자신감을 보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공장 착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생산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대형 경쟁사들이 CMO(위탁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고, 우시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시장을 치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경쟁자는 늘어나는데 업황이 둔화되면 시장은 포화될 수밖에 없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이런 우려에 대해 "'공급 과잉'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잘랐다. 노 부사장은 EPCV 센터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엔지니어링-조달-건설-검증을 총괄하고 있다.
노 부사장은 "항체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고객사들의 수주 계약 문의 역시 이에 발 맞춰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부사장은 "5공장을 포함한 공장 증설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차질 없이 수주를 늘려 실적 상향에 집중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생산 캐파(생산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당초 계획은 2025년 9월로 목표였으나, 같은 해 4월로 5개월 단축했다. 5공장 조기 가동을 결정한 것은 급증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고객사 신규 계약 및 기존 계약 물량 증가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다. 존림 사장도 "(5공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티어 종합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부사장은 "항체의약품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10월 기준 수주 실적을 초과 달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목표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면서 "CMO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생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CMO 사업은 글로벌 빅파마의 수주 계약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매출로 직결된다. 올해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전체 가동을 시작한 4공장은 생산능력이 24만리터에 달하는 시설임에도,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 수주가 증가하며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공시된 누주 수주금액은 2조3387억 원으로 반년 만에 2조원을 달성했다. 올해 신규 수주·증액 계약 중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계약만 총 8건이다. 회사의 누적 수주 금액은 2020~2022년 5조원에 달한다. 올해 수주 실적까지 더하면 7조원이 육박한다. 존림 사장은 "2011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어온 직원들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고,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