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창립 50주년과 추석 명절을 맞이해 임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고(故)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후계 구도가 정리되지 않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맡은 임무를 다한 임직원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의미로 보인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달 7일 회사 창립기념일을 맞아 임직원에게 특별상여금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지급일은 한글날 연휴를 앞둔 오는 6일이다.
한미약품이 연말에 지급하는 성과상여금이 아닌 특별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지난 2016년 고 임성기 회장이 자신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준 이후 7년만이다. 그동안 명절이나 창립기념일에 직원들에게 전자제품이나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다.
임성기 회장은 지난 2016년에는 시가 1100억원 규모의 주식 90만주를 특별 상여금으로 지급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때는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대형제약사에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라는 성과가 있었다.
한미약품이 특별상여금 지급을 결정한 것은 젊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경영 쇄신을 위해 삼성전자 출신 배경태 부회장 등을 영입했으나, 기존의 연구개발(R&D) 인사들이 대폭 물갈이됐고, 이 과정에서 배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경영에 부침을 겪었다.
이번 결정이 임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49) 한미약품 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후계 구도를 굳히기 위한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올해 임주현 사장을 경영전략실장으로 임명하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택하고 ‘H.O.P(한미 비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임성기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아내인 송영숙 회장 지배 체제가 구축됐다. 이후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회사를 물려받을 것으로 업계가 예상했으나, 임 사장이 지주사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후계구도에서도 멀어졌다. 그런데 임종윤 사장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바이오기업으로 한미약품 R&D 인사를 영입해 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창립기념일을 맞이해서 이번 주 중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 등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회사와 관련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각종 자료 수집을 위해 ‘역사 발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