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한 치과에서 의사가 진료하는 모습. /조선일보DB

한국의 40대 이상 성인 10명 중 4명 꼴로 잇몸병(치주질환)을 겪는다고 합니다. 잇몸병의 주범은 입 속 구강 세균입니다. 세균이 증식돼 플라크라는 끈적이는 막을 형성하는데, 이 플라크가 치석으로 변하고 염증으로 이어져 치은염과 치주염을 일으킵니다. 치은염은 잇몸에만 염증이 생긴 단계로 심하면 잇몸뼈까지 손상시키는 치주염이 됩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양치질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당부입니다. 중장년층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로는 나이가 들면서 치아와 면역력 등 신체기능이 저하한 데다 잘못된 구강 관리 습관과 식습관, 저작 습관이 고착화한 탓이 큽니다. 잇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악순환이 반복돼 탈이 난 셈입니다.

최근 약국에서 잇몸약을 찾는 분들도 많습니다. 동국제약의 '인사돌', 명인제약 '이가탄', 동화약품 '잇치' 등이 대표적입니다. 잇치는 일반의약품 잇몸치료제이고, 인사돌과 이가탄은 엄연히 '보조 수단'입니다. 효능 논란 끝에 임상재평가 결과 보조치료제로 허가가 변경됐습니다.

시중에 나온 약들은 잇몸병 초기 증상 치료와 꾸준한 잇몸 예방 관리 목적으로 활용할 만 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입니다. 특히 잇몸뼈까지 손상되는 치주염은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잇치. /동화약품

주요 약들의 각 성분과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동화약품의 '잇치'는 2010년 치약처럼 짜서 양치하며 사용하는 제형으로, 보조치료제인 인사돌, 이가탄과 달리 일반의약품 잇몸치료제로 허가받았습니다. 튜브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치약처럼 짜 잇솔질하는 방식입니다. 잇몸약 복용에 부담이 있는 사람들도 손쉽게 잇몸 및 치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입니다.

잇치에는 항균, 항염 작용이 뛰어난 카모밀레(chamomile), 라타니아(rhatany), 몰약(myrrh) 3가지 생약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카모밀레는 항염·진정 작용이 우수해 구강 점막의 염증을 치료해 주고, 라타니아는 항균, 수렴, 지혈 효과가 뛰어나 예로부터 구강이나 인후통 등 염증성 질환에 사용돼 왔습니다.

몰약은 진통, 부종, 억제 효과와 보존 작용이 있습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3가지 생약 성분의 항균 작용을 확인한 실험에서 치주 질환을 발생시키는 뮤탄스, 진지발리스, 칸디다에 대한 살균·억제 효과가 검증됐다"며 구강 내 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잇치는 잇몸병 치료제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임에도 시장 점유율이 높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잇치가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단일 제품 기준으로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동화약품 자체 매출 집계에 따르면 잇치는 출시 10년 만인 2020년에 200억원이상의 매출을 달성했고, 지난 2022년 매출액은 2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3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치주질환 보조치료제 인사돌, 이가탄 /동국제약, 명인제약

동국제약의 '인사돌'은 1978년에 처음 출시돼, 잇몸약 터줏대감입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4년 기존 인사돌 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35mg'에 '후박나무 75% 에탄올연조엑스 70mg'을 복합한 '인사돌플러스'를 새롭게 내놨습니다. 서울대 치과대학, 충남대 약학대학과 함께 잇몸병에 효과적인 '후박추출물'을 10여년간 연구해,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추출물 등 두가지 생약 성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비율(1:2)로 배합한 것입니다.

주요 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은 잇몸뼈 형성 촉진 및 치주 인대 강화 작용을 하고, 후박추출물은 잇몸병을 유발시키는 치주병인균에 대한 항균 효과와 항염 작용이 확인됐다는 게 동국제약 측 설명입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 중증 치료질환이면 먼저 치과 치료를 받은 후 인사돌을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고, 가벼운 질환이면 인사돌 복용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명인제약의 '이가탄'은 1991년 출시한 캡슐형 치은염 보조치료제로, 염화 라이소자임·카바조크롬·숙신산 토코페롤(비타민 E)·아스코르빈산(비타민 C) 등이 든 복합성분제제입니다. 리소짐염산염 성분은 계란에서 추출해 정제한 소염제로 살균을 담당합니다. 카르바조크롬 성분은 혈관벽을 탄탄하게 하고 잇몸에서 나는 피를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제피아스코르브산(비타민C)과 토코페롤아세테이트2배산(비타민E)은 잇몸에서 콜라겐을 생성해 상처 회복을 돕고 혈액을 응고시키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활성화해 지혈을 돕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잇몸병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되거나 식사가 불편할 정도라면 이른 시일 내에 치과에 내원해 정밀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승바위 대전 바른손치과 대표원장은 "평소 식사 시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라면, 질환이 제법 진행된 것일 수 있다"라며 "상태에 따라 치근활택술, 치주소파술 혹은 그 이상의 잇몸 수술과 항생·소염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고, 발치와 해당 부위 수복을 위한 임플란트 식립이 필요한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승 원장은 "시중에 나와 있는 잇몸약은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를 권한다"며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잇몸병 예방 및 초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잇몸병을 예방하려면 평소 정확하고 꼼꼼한 칫솔질과 함께 치실, 치간 칫솔, 치간 세정기, 음파 칫솔 등을 활용한 잇솔질 및 치간 세정 등 꾸준히 구강 관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입니다.

대구 달서구보건소 구강보건실습실에서 열린 구강건강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충치 예방 및 치아 관리법 등을 배우고 있다. /뉴스1